광주시 택시업계 ‘자체 호출 앱’ 출시 주목…경기도, 카카오T ‘배차 몰아주기’ 공정위 조사 요구
지난 9월 14일 광주시 택시조합은 카카오모빌리티의 배차 차별·수수료 과다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자체 택시 호출 앱 리본택시을 출범하며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광주택시운송사업조합 제공
지난 9월 24일 경기도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독점 방지 대책 토론회’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하고 카카오택시 배차 몰아주기에 관한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서비스인 카카오T블루 운영 전후를 비교한 결과, 카카오T로부터 배차를 받는 개인택시의 콜 건수가 감소했다. 월 평균 230건이던 카카오T 배차 콜 수는 165건으로 29.9% 감소했다. 조사는 성남시 등 7개 시 지역 개인택시 사업자 1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역별 감소율은 구리 48.7%, 성남 35.0%, 양주 29.8%, 남양주 28.0%, 의정부 24.4%, 하남 24.0%, 용인 19.4% 등이다.
반면 카카오T블루가 운행되지 않는 수원 등 5개 시 개인택시는 콜 건수가 별 차이가 없었다. 또 카카오T블루 운행지역은 개인택시 매출액이 카카오T블루 운행 전과 비교해 평균 13%가량 감소했지만, 미운행지역은 매출액이 평균 3.6% 증가했다. 경기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달하고 추가 조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는 임의배차 금지와 상생 방안 모색을 요청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즉각 경기도 조사결과에 대한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경기도의 조사대상과 동일하게 카카오T 콜 건수를 확인한 결과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개인택시 일평균 콜 건수가 평균 42.8% 증가했다”며 “카카오T 앱에서 일평균 100개 이상의 콜이 발송됐음에도 이를 수락한 비율이 매우 낮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지역별로 평균 10명 이하를 대상으로 조사한 셈인데, 콜 증가 수치를 파악하기에 표본이 너무 적고 조사대상 범위도 개인택시로 한정됐다”며 조사 방법에 대한 적절성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광주택시운송사업조합이 카카오택시의 수수료 문제, 콜 차별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인 택시 호출 서비스 앱 ‘리본택시’를 선보이면서 카카오모빌리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9월 20일 광주의 택시 법인 76곳 중 52곳이 리본택시 가맹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역 택시 3377대 중 2000여 대가 이 앱을 이용 중이다. 리본택시는 플랫폼 기반 대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의 독과점을 막고 종사자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광주 택시 중개시장의 85%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카카오T블루 택시기사는 3.96%의 수수료를 카카오에 지급해야 한다. 이용 고객도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반면 리본택시는 승객들에게 별도의 추가 요금을 요구하지 않으며 택시 회사에서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이와 관련, 이용섭 광주시장은 “택시기사도 승객도 수수료 부담이 없고 안심 서비스에 반려동물 맞춤형 서비스 기능까지 갖췄다”며 “관련 실국에서는 광주리본택시가 시민들의 부담을 덜고 지역 택시업계 보호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카카오택시의 배차 몰아주기에 관란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즉각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제공
리본택시의 도전이 성공한다면 다른 지방자치단체로의 확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부 지역에서 선보인 공공배달 앱의 성공 사례도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광주택시운송사업조합 한 관계자는 “티원모빌리티는 택시기사와 제휴를 맺고 전국적인 앱을 운영 중”이라며 “우선 광주에서 시작해보고 성공한다면 리본택시를 개발한 티원모빌리티에서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티원모빌리티는 리본택시 이용 때 지역화폐 사용과 택시 및 지하철, 공항을 연계한 관광택시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