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논란 펜트하우스 그녀가 주인?
▲ 청담동 마크힐스가 불법 시공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대상그룹 3세 임세령 씨의 펜트하우스 매입 소문이 나돌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시공을 맡은 메가마크 측은 당초 올 3월 중에 구청으로부터 사용승인(준공검사)을 마치고, 4월 중에 입주를 시작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마크힐스가 당초 설계와 달리 20층이 아닌 21층으로 시공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용승인이 미뤄지는 등 불법 시공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각종 민원서에도 마크힐스의 불법 시공 의혹을 부추기는 정황들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여기에 대상그룹 3세인 임세령 씨가 70억대 펜트하우스를 매입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또 다른 화제로 부상하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아파트 부지 헐값 매각 의혹과 맞물려 오리온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이 나도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마크힐스의 불법 시공 논란 속으로 들어가 봤다.
청담동 130-6번지 일대에 위치한 마크힐스는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입지조건과 초호화 평수(100평 이상)로 구성돼 있어 최상위층을 겨냥한 VVIP급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시공을 맡은 메가마크는 당초 이 건물을 3월 중에 사용승인을 마치고 4월부터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불법 시공 의혹이 증폭되면서 아직까지(6월 18일 기준) 사용승인을 받지 못해 계약자들의 입주가 지연되는가 하면 등기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시공 의혹이 일고 있는 곳은 펜트하우스가 위치한 맨 꼭대기 층(20층)이다. 시공사가 건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20층을 허가 도면과 다르게 시공을 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맨 꼭대기인 20층 바로 위에 건물 옥상이 들어서야 할 곳에 계단으로 연결된 21층이 불법으로 시공됐다는 것이다. 이 경우 복층구조로 개조된 20층은 당초 계약된 평수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펜트하우스에는 건축허가 당시 설계도면에 없었던 수영장을 불법으로 만들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 임세령 |
4월 8일 민원을 접수한 계약자 P 씨도 “현장을 확인한 결과 20층이 허가 도면과 완전히 다르게 시공되어 입주민의 한 사람으로 안전이 걱정된다”며 구청 측의 책임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불법 시공 은폐 의혹 및 사정당국의 조사 의혹을 제기한 민원도 있었다. 입주 예정자인 사업가 B 씨는 4월 19일 민원서를 통해 “청담동 마크힐스는 인터넷이나 신문에 수차례 문제가 제기돼 현재 국세청 4국에서 관련 서류를 영치하고 서울중앙지검 특수 3부에서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공사인 메가마크와 시행사인 이브이앤에이는 문제의 사업장을 사용승인 받아 문제가 없는 것처럼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불법 시공 논란이 증폭되자 메가마크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6월 18일 기자와 통화한 메가마크의 한 관계자는 “불법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전제한 뒤 오리온그룹 계열사인 만큼 관련 의혹이나 논란 문제에 대해서는 그룹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더 이상 답변할 게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불법 시공 의혹이 일고 있는 펜트하우스 계약자가 누구이고 당사자들이 불법 시공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마크힐스는 꼭대기층에 두 채의 펜트하우스를 건축했는데 시가는 70억~80억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펜트하우스 중 한 채는 오리온그룹 최고위층 인사인 조 아무개 씨가 분양받았고, 또 다른 한 채는 대상그룹 맏딸 임세령 씨가 지난해 가을 70억여 원에 분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신문>이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를 통해 마크힐스의 등기 여부를 확인한 결과 전 세대가 ‘명의인 없음’으로 기재돼 있었다. 관할 구청으로부터 최종 사용승인이 나지 않아 분양자들이 아직 등기를 마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펜트하우스의 소유자 역시 등기부 상에는 아직 기록돼 있지 않다. 실제로 18일 기자와 통화한 메가마크 관계자는 “준공검사가 떨어지지 않아 등기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세령 씨 소유설 의혹과 관련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상그룹 측은 “개인 사생활 문제라 알고 있는 게 없다”고 일축했다. 기자는 임 씨의 입장을 듣고자 여러 창구를 통해 연락을 기다렸지만 끝내 답변이 없었다.
임 씨 측의 답변은 들을 수는 없었지만 임 씨가 펜트하우스를 분양받았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불법 시공 의혹과 맞물려 또다른 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가 계약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펜트하우스를 불법 시공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들은 마크힐스의 불법 시공 논란이 오리온그룹 비자금 사건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업계 주변에서는 마크힐스 부지 매각 과정 등 사업 초기부터 비자금 조성설 등 각종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일요신문>도 지난 3월 ‘오리온그룹 수상한 부동산 거래’(928호) 제하의 기사를 통해 청담동 금싸라기 땅을 헐값에 매각한 배경 및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상세히 보도한 바 있다.
<일요신문> 보도 후 국세청과 검찰은 관련 의혹들에 대해 은밀히 내사를 진행해 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재벌가 3세인 임세령 씨의 소유 여부가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는가 하면 오리온그룹 비자금 조성 사건으로까지 확전될 조짐이 일고 있는 마크힐스의 불법 시공 의혹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