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금연예통신] “점잖은 분들과 대화만…” ‘일프로’ 업소들 연예인 섭외 전쟁

은퇴 톱스타 A 업소 근무설 확산 후 브로커들 활개…“일부 업소 국한, 오히려 손님들이 꺼리기도”

[일요신문] 일요신문은 지난 8월 제1475호에 실린 ‘은퇴 여성 톱스타 ‘일프로’ 근무설 추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 시대를 호령했던 톱스타급 여자 연예인 A가 소위 ‘일프로’라 불리는 최고급 유흥주점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문의 실체를 다룬 바 있다. 최근 유흥업계의 흐름은 오랜 기간 잘나가던 텐프로가 주춤하고 그 위인 소위 ‘일프로’ 업소들이 뜨고 있는 것이다. 회원제로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는 터라 일반 업소와는 고객층이 다르다. 그런데 톱스타 A가 한 ‘일프로’ 업소에서 일한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다른 업소들도 연예인을 데려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톱스타 A가 한 ‘일프로’ 업소에서 일한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최근 다른 업소들도 연예인을 데려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연출된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하다. 사진=일요신문DB

A만큼 최정상급 스타는 아니지만 한때 주연급 배우로 활동하며 큰 인기를 모았던 B는 결혼과 이혼, 사업 실패, 불행한 가정사 등이 겹치면서 경제적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과거 왕성한 활동을 펼칠 당시 친분이 있었던 B와 오랜 만에 안부전화를 하는 과정에서 최근에 겪은 일을 듣게 됐다. 

“한창 활동하던 시절 알게 된 매니저가 한 명 있는데 그 사람 역시 연예계를 떠나 다른 일을 하고 있나보더라. 그런데 얼마 전에 문득 전화가 와서 아는 형님에게 부탁을 받았다며  다짜고짜 룸살롱에서 일해 보면 어떻겠냐고 하더라. 싫다고 했더니 접대여성을 하라는 얘기는 아니라더라. 회원제로 점잖은 분들만 오는 최고급 가게인데 거기서 룸들을 돌아다니며 손님들과 인사하고 대화 정도만 나누면 된다는 거다. 손님 곁에 앉아 술을 따라주고 술시중을 드는 일은 절대 아니고 신체 접촉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알고 지내면 좋은 분들과 술자리 친구를 잠깐잠깐 해주면 될 뿐이고 거기서 인맥을 잘 다지면 다시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데 도움도 받을 수 있다고 유혹했다.”

B의 얘기를 토대로 보면 소위 ‘일프로’라 불리는 회원제 룸살롱에서 들어온 제안이다. 거기서 하는 일은 A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A가 일하는 최고급 유흥주점을 둘러싼 소문이 관련 업계와 손님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서 다른 업소들도 이에 대응할 스타급 여자 연예인 섭외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제안을 받고 B 역시 흔들렸다고 한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다. 

“룸살롱 같은 데서 일해서 돈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더 젊었을 때 열심히 했을 거다. 그런데 나한테도 마지막 자존심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시 연예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술 접대를 하는 것도 아니고 거기서 좋은 분들을 알게 돼 연예계 복귀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는 달콤했지만 행여 소문이 나면 아예 끝장난다. 솔직한 마음은 겁이 나서 제안을 거절했다.”

B와 통화한 이후 유흥업계 관계자들에게 실제로 최근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지를 문의했다. 관계자들은 대부분 일부 업소의 영업 전략으로 보일 뿐 유행처럼 이런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프로’라 불리는 회원제 최고급 룸살롱에서 얼굴이 잘 알려진 조·단역급 배우나 모델, 레이싱걸 등이 일한 사례는 과거에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이 같은 연예인 활용 마케팅은 일부 업소들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한다. 강남의 한 텐프로 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는 동생들이 그런 가게에 꽤 있어 그쪽 얘기를 자주 듣는 편이다. 문제는 유명 연예인이 일한다는 사실을 좋아하는 손님이 있고 신기해하는 반응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손님들은 그런 걸 싫어한다. 회원제의 철저한 보안이 가장 큰 메리트인데 유명 연예인이 일을 하면 소문이 나고 주위 관심도 집중된다. 그런 걸 싫어하는 손님들이 많다. 조용하고 안락하고 외부와 단절된 장소를 찾는 회원제 손님들은 오히려 스타급 연예인이 자신들의 룸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편이다.” 
 

과거 연예계에서 매니저로 일하다 지금은 유흥업계에서 룸살롱과 연예인을 연결해주는 브로커로 활동하는 이들이 유흥업소의 부탁을 받아 여자 연예인들에게 유혹의 전화를 걸고 있다. 사진은 연출된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하다. 사진=일요신문DB

그럼에도 몇몇 업소에서는 함께 일할 과거의 스타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연예계에서 매니저로 일하다 지금은 유흥업계에서 룸살롱과 연예인을 연결해주는 브로커로 활동하는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친한 남자 연예인에게 좋은 룸살롱을 소개해주고 업소 측으로부터 소개비를 받고, 룸살롱에서 일할 여자 연예인을 찾기도 한다. 그런 과정에서 B가 그런 전화를 받은 것인데 비슷한 제안을 받은 여자 연예인이 더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음은 한 중견 연예기획사 대표의 말이다.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스타 출신을 찾는 모양인데 그 정도 유명세를 가진 이들은 어지간히 급한 상황이 아니면 그런 데서 일하지 않는다. A 역시 소문이 퍼지면서 요즘엔 룸살롱에 나가지 않는다고 들었다. 가능성은 적지만 정말 급한 이들이 그런 제안에 응하면 또 소문이 날 것이다. 자꾸 연예계에서 이런 소문이 나도는 게 정말 안타깝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