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침묵’ 원작이 영화로 각색될 때, 당시 이슈 ‘여성 인권’ 반영”
도서 ‘영화 각색, 10가지 스타일’. 사진=커뮤니케이션북스
‘대부’ ‘대부Ⅱ’ ‘양들의 침묵’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쉰들러 리스트’ ‘슬럼독 밀리어네어’ ‘포레스트 검프’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LA 컨피덴셜’을 보라. 모두 아카데미 영화제와 미국 작가 조합상(Writers Guild of America Awards)에서 같은 시기에 각색상을 받았다. 저자는 이들 10개 작품에 주목했다. 소설에서 시나리오로 각색할 때 반복되는 열 개의 각색 스타일을 찾고 적용법을 제시한다. 원작의 모티브를 영화적 형식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각색이라고 한다면 스타일은 작품 내에서 비슷한 특성을 갖는 특유의 형식을 말한다.
저자는 영화의 각색 스타일을 찾기 위해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의 ‘대부 노트북’에서 쓰였던 서사의 도해 형식을 분석 방법으로 삼았다. 이는 형식적 분석과 의미적 분석의 2단계 분석 과정을 거친다.
먼저 영화의 서사와 원작 서사를 낱낱이 도해한 뒤에 그 둘을 비교 분석했다. 주로 서사의 삭제와 추가 및 변형을 통해 나타난 이야기의 물리적인 축소나 확대 등과 같은 외부적 틀에 집중한다. 원작에서 영화로 변형될 때 반복적으로 나타난 형식적 패턴을 찾기 위한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극적 효과를 위해 사용한 영화적 기능을 찾아내고 그것을 통해 각색자가 재해석한 주제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다. 첫 번째 단계에서 찾은 각색의 반복적인 형식이 각색자의 의도와 맞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질문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분석을 통해 10개의 작품에 맞는 10개의 각색 스타일을 10개의 장에서 살펴본다.
1장과 2장에서는 원작의 이야기를 영화에서 순서대로 가져오면서 주제와 인물을 강화하는 ‘주제 각색’과 ‘인물 각색’에 대해서 알아본다. 3장과 4장은 원작의 서사를 대비와 교차로 변형시키는 ‘대비 각색’과 ‘교차 각색’에 대해 설명한다. 5장에서는 원작의 이야기를 결과와 원인의 순서로 변형시키는 ‘인과 각색’ 이야기다. 6장부터 7장까지는 인물의 시점을 변화시키는 ‘인칭 각색’과 다양한 서사가 하나로 합쳐지는 ‘퍼즐 각색’에 대해서 살펴본다. 8장에서는 실존 인물의 자전적 소설을 각색하는 ‘실화 각색’을 살핀다. 9장과 10장에서는 소설에서 액자식 구성을 빌려와 현재 이야기와 과거 이야기가 교차하는 ‘2중 액자 각색’과 여기에 하나의 서사가 더 추가 변형된 ‘3중 액자 각색’에 대해 살펴본다.
이 책의 저자 안상욱은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며 소설가다. 소설과 시나리오를 넘나들며 다양한 각색 경험으로 얻은 산지식을 담았다. 독자들은 영화 각색의 숨겨진 의도를 통해 영화의 재미와 감동의 근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