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상 첫 포스트시즌 승리 견인…“이강철 감독과 소통이 선수들에 좋은 영향 미쳐”
또래 선수들의 은퇴가 이어지는 가운데 KT 유한준은 베테랑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81년생인 유한준은 베테랑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유한준한테 이번 포스트시즌은 5년 만의 경험. 그는 큰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베테랑을 믿고 따라와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그 말을 행동으로 증명해냈다.
유한준의 가치는 나이를 먹어도 변함없이 유지되는 실력과 선수들을 아우르는 조용한 리더십이다. 시즌 내내 그한테는 “늙지도 않는다”는 말이 뒤따랐다. KT 주장인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강철 감독과 종종 면담을 갖고 서로 생각을 주고받았던 시간들이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매일은 아니었지만 종종 감독님과 대화를 나눴다. 그 자리에서 감독님이 갖고 있는 고민들, 또 내가 궁금했던 내용들을 듣고 물었다. 감독님은 주장인 나를 통해 선수들의 어려움을 알고 싶어 하셨다. 나 또한 그런 부분을 자세히 말씀드렸다. 감독님은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시는 스타일이다. ‘미안하다’ ‘내가 실수했다’고 말씀하시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유한준은 2015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어 KT 유니폼을 입었다. 4년간 503경기에 출전해 61홈런, 301타점, 타율 0.324로 맹활약한 덕분에 2019시즌 후 KT와 2년 총액 20억 원에 재계약했다. 유한준은 당시 KT와 협상에 에이전트 없이 혼자 나섰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내 성격상 구단과 협상을 타인을 앞세워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FA를 신청하는 건 다른 팀으로 이적이 아닌 선수로서 권리를 행사하고 싶어서였다. FA는 그동안 수고했던 나 자신에게 내가 주는 선물이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시즌에도 KT 주장으로 선수들을 아우른 유한준은 팀의 4번 타자로 가을무대를 수놓았다. 이강철 감독한테 유한준의 존재는 든든함으로 작용한다. 1982년생 선수들이 퇴장하는 프로야구에 1981년생 유한준은 여전히 자신의 가치를 그라운드에서 빛내고 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