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투자 게임일 뿐? 많이 따면 돈 줘 내보내…광고모델 안정환 측 “문제 인지, 계약 종료”
안정환 씨는 모투인 홍보모델로 활동했지만 11월 12일부로 계약을 종료했다고 한다. 사진=모투인 홈페이지
하지만 최근 모투인에서 거래를 했던 회원들로부터 모투인이 사설 도박사이트와 다를 게 없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특히 운영자가 고객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누군가를 옹호하는 채팅을 했다는 이유로 강퇴당하는 등 상식 이하의 운영도 보이고 있다. 또한 게임산업법에서 철저히 금지하고 있는 환전 행위를 방치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지난 9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 모투인은 보유 금액에 따라 유저 등급을 나눈다. 이등병부터 시작해 50억 골드가 넘으면 중장, 70억 골드가 넘으면 대장, 90억 골드가 넘으면 원수 등급이 된다. 모투인에서 원수 등급을 최초로 달성한 유저는 아이디 ‘대문님’이다.
대문님은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저들끼리 골드 선물하기 기능이 있다. 약 2000만 골드 정도를 선물 받아 이를 활용해 베팅했고 200억 골드를 넘게 모았다. 원수가 됐고 기쁜 마음에 처음 빌려준 사람들에게 몇 배로 갚기 위해 골드를 넘겼다. 또한 게시판에 골드를 달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골드를 선물했다”면서 “골드를 선물했기 때문인지 운영팀에서 제재가 들어왔다. 환전해줄 테니 나가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최초 대문님은 모투인이 정말 모의투자 사이트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다 모투인 측에게 ‘졸업’ 얘기를 듣고 처음 환전상의 존재를 알게 됐다. 환전상을 통한 충전은 1000만 골드당 1만 원, 환전으로 현금을 받을 때는 1000만 골드당 9000원이었다. 사실상 사설 도박장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대문님은 “환전상이 쓴 글이 공지처럼 항상 인기글에 올라가 있었다”고 말했다. 2020년 11월 13일 현재 모투인 사이트에는 환전상 소개 글이 인기글에 게시돼 있다.
대문님은 200억 이상 골드를 환전해 약 2200만 원을 받고 모투인 사이트에서 추방됐다. 사설 토토사이트에서 너무 많이 따는 유저를 졸업시키는 방식과 똑같았다. 대문님은 “정말 모의투자 사이트라면 포인트가 아무 의미 없어야 하는데 너무 많이 버니까 졸업을 시켰고 환전도 받을 수 있었다. 합법적인 증권사 모의투자에서 졸업이나 환전이 어디 있겠나. 모투인은 사설 도박 사이트와 같았다”라고 말했다.
졸업을 당한 대문님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를 이용, 다시 접속해 이번에도 약 140억 골드가량을 모았다. 대문님은 “모투인 측에서는 아이피 접속 기록으로 내가 이번에도 벌어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투인 측은 대문님의 2번째 아이디를 삭제하고 아이피도 차단했다. 또한 대문님과 원래 아이디 주인 등의 실명도 공개됐다. 대문님은 “졸업 당했어도 다른 아이디면 괜찮을 줄 알았다. 개인정보를 공개해 아이디를 빌려준 친구가 충격 받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례도 있었다. 이번에도 골드를 뿌리면서 문제가 됐다고 한다. 지난 11월 초 모투인에서 1위로 올라선 아이디 ‘불독으있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약 70억 골드를 벌게 된 불독으있냐는 환전상을 찾았지만 ‘충전 내역이 없다’며 환전을 거절당했다.
불독으있냐는 “어차피 의미 없는 포인트라고 생각해 게시판에서 마구 뿌리기 시작했다. 약 20억 골드 정도를 뿌렸고 나머지로 게임을 할 생각으로 접속 종료를 했다”며 “하지만 다음 날 접속해보니 남은 50억 골드도 사라져 있었다. 골드가 사라졌다며 운영팀에 신고했지만 골드를 뿌려놓고 나서 나중에 사라졌다고 주장하며 자작극을 한다고 몰렸다”며 “자작극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분란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영구 정지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불독으있냐는 직접 뿌렸는지, 계정이 해킹됐는지, 아니면 모투인에서 손을 댔는지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마음으로 경찰서를 방문해 사이버수사대에 신고를 접수했다. 이 사건으로 영구정지를 당한 사람은 또 있었다. 아이디를 밝히지 말라고 요구한 또 다른 유저는 “불독으있냐가 골드를 뿌리는 걸 봤다. 이후 골드가 사라졌다고 하는데 모투인 측이 자작극이라고 하길래 불독으있냐를 두둔했더니 같이 강퇴 당했다”라고 말했다.
일요신문은 모투인 측에 환전상이 버젓이 존재하는 이유와 운영상의 문제에 관한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안정환 씨 측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모투인 광고가 시작된 첫날 환전상을 보고 문제를 지적했지만 시정되지 않았다. 첫 날부터 11월 12일까지 계속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구두상으로 12일 계약이 파기됐다. 12일부로 모든 광고를 내렸다. 더 이상 계약 관계가 아니지만 이미지 타격이 심할 것으로 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대문님은 “누군가는 내가 수익이 잘 났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하지만 내 목적은 모투인의 운영 문제 지적이다. 안정환 씨를 보고 모투인이 합법적인 모의투자 사이트인 줄 알고 가입을 하신 분들도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모투인은 환전상이 버젓이 있는 불법 사이트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