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이야
“실용음악과에서 마음이 맞는 대학 동기들끼리 만든 그룹이었는데 홍대에서의 클럽 생활을 하다 좋은 제작자를 만나 앨범을 내게 됐어요. 본래는 재즈 밴드였지만 대중에 다가가기 위해 팬 밴드로 거듭났죠.”
중학교 시절 가수 박정현의 노래 ‘편지할게요’에 빠져들어 가수에 대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는 박윤지는 고등학교 진학과 동시에 보이스 트레이닝을 받으며 가수 데뷔를 준비했고 실용음악과에 진학해서 만난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했다.
“솔로로 데뷔하자는 제안을 여러 번 받았지만 친구들과의 의리를 지키기로 했어요. 물론 뜨는 것만을 목표로 하면 솔로가 더 좋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친구들과는 음악 스타일도 잘 맞고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터라 같이 음악을 하면 너무 즐겁거든요.”
이런 박윤지의 얘기에 다른 멤버들이 격하게 반응한다. 최현철(기타) 오세웅(베이스) 염태승(섹스폰) 등의 멤버들은 오히려 “뜨기 위해선 더 예쁘고 섹시한 여성 보컬로 교체하려 했지만 끝내 실패했다”며 하소연이다. 대학 시절부터 호흡을 맞춘 친구들끼리 결성한 밴드다운 끈적끈적한 정겨움이 넘쳐난다.
지난해 싱글앨범을 발표한 엘센트로는 그 시점부터 홍대 클럽을 떠나 본격적인 방송 데뷔를 준비해왔다. 다음 달 앨범이 나오면 이제 본격적인 그들의 행보가 시작되는 것.
“엘센트로는 스페인어인데 ‘중심가’ ‘다운타운’이라는 의미예요. 홍대 클럽에서 활동하던 밴드라 이런 이름을 붙이게 됐죠. 요즘 너무 라이브에 목이 말라 있어요. 우리 음악은 즉흥적인 요소가 많아 음반과 라이브가 전혀 다르거든요. 그런데 방송에선 MR을 트는 경우가 많아 저만 노래하고 동료들은 악기를 연주하는 척만 하는 경우도 많아질 것 같아 걱정이에요.”
“우선은 대중들에게 다가가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요. 그런 뒤에는 본래 우리 색깔의 음악을 하고 싶고요. 대중적인 사랑과 음악적 인정을 동시에 받고 싶은 거죠. 친구들과 오랫동안 기다리며 준비해온 그날이 하루하루 다가오는 만큼 더 힘내려고요^^.”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