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열정으로 ‘일하는 국회법’ 발의…“공정경제3법이 경영권 위협? 기우일 뿐”
더불어민주당의 1호 법안인 ‘일하는 국회법’을 발의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뷰를 통해 “국정감사로 ‘반짝’ 하고 그칠 것이 아니라 상시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지역구 비인기 상임위로 불리기도 하는 정무위원회를 지원한 까닭은?
“지역구인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을 활성화하고 싶었다. 독립유공자를 제대로 예우하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국가보훈처가 소속된 정무위를 지원했다.”
―변호사 경력이 정무위 활동에 도움이 되는지.
“예전부터 공정거래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정무위에 들어오며 큰 기대가 있었다. 정치와 경제를 아우르는 상임위이니만큼 각오도 했는데, 금융과 공정거래, 권익, 소비자보호 등 생각했던 것보다 범위가 넓었다. 하지만 법조인으로서 관련 이슈를 다뤄왔기 때문에 자신 있다. 변호사로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금융시장 발전과 공정경제 확립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
―정무위원으로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슈가 있다면?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시작된 금융사고지만, 금융당국이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문제가 더 크다. 정무위원으로서 이런 부분을 잘 살펴보고 감시할 예정이다. 특히 공정거래와 하도급, 유통, 대리점, 갑질 등 이슈와 관련한 의정활동을 펼칠 생각이다.”
―첫 국정감사에 대한 소회를 밝혀 달라.
“나름 열정적으로 준비한 첫 국감이었다고 자평한다. 초선으로서 의욕은 상당히 넘쳤는데 준비한 것들을 모두 보여드리기에는 국감 일정과 질의 시간에 제약이 있었고 내용을 전달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가을에 ‘반짝’으로 끝나는 국감으로는 부족하다. ‘상시국회’ 도입으로 국회 운영을 상시화해야 한다. 이것이 21대 국회 개원 첫날 제가 발의한 ‘일하는 국회법’이다.”
―민주당의 1호 당론 법안으로도 알려졌는데.
“그렇다. 상시국회를 도입한다는 내용과 함께 회의에 불출석한 의원의 세비를 삭감하고 국민소환제를 통해 의원직을 파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신뢰받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저와 민주당의 노력으로 봐달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여권 인사들이 연루된 것과 관련해 “운용사가 완벽한 사기를 위해 정치인들을 끌어들여 방패막이로 사용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금융기관의 관점에서는 불완전 판매, 법률적인 관점에서는 사기사건이다. 권력형 게이트가 되려면 권력이 개입한 정황이 뚜렷해야 하고 이로 인한 이득을 봐야 하는데, 그런 형태는 아니다. 정부‧여당을 공격하기 위해 ‘권력형 게이트’라는 딱지를 붙인 것일 뿐이다. 연루된 정치인들 역시 운용사의 사기 행각을 위해 이용된 인적 네트워크에 불과하고, 운용사는 완벽한 사기를 위해 정치인들을 끌어들여 방패막이로 사용하려 한 것이다.”
―검찰은 책임에서 자유로울까. 라임의 배후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검사들에게 술 접대 등 로비가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검찰 역시 마찬가지다. 사기 범행 과정 중 수사가 좁혀오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인맥을 이용한 것이다. 전관변호사를 선임하고 잘 아는 특수부 검사를 만나 조율을 시도했던 것이다. 물론 향응‧접대 의혹은 아직 수사 중이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을 두고 야당과 재계는 경영권 위협을 우려한다.
“정말 기우다. 감사위원이 과반수도 아니고 사실상 겨우 한 명인데 이 사람이 얼마나 의사결정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겠나. 상법 개정안 가운데 ‘감사위원 분리선출제’가 논란인데, 이건 이미 금융사에서 잘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자사주 의결권 부활’을 통해 총수의 의결권을 지킬 수 있는 방안도 존재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사안도 아니다. 공정경제 3법을 통과시켜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반발을 의식한 것인지 원안이 계속 수정되고 있는데.
“재계의 우려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원안이 다듬어지고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원안은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칙이 훼손되고 입법 취지가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이도저도 아닌 법이 나와선 안 된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허용 추진과 관련해 논란이 여전하다. 민주당 의원조차 반대하는데.
“여러 의견이 활발하다는 것은 그만큼 당내 민주주의가 건강하다는 의미 아니겠나. 이 법안에 대한 이견은 ‘금산분리 규제’를 바라보는 시각차 때문인데, 저는 CVC 허용으로 금산분리 원칙이 깨진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현행법상 금산분리 규제 때문에 일반 지주회사 형태 글로벌 대기업들이 CVC로 엄청난 사내유보금을 중소기업 투자로 돌리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지 않나. 산업자본의 무분별한 확대와 금융회사 사금고화 방지라는 원칙은 유지하되 여러 제한장치를 마련하는 조건으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불공정한 경제 시장을 제도적으로 개선해 공정 경제질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이종현 기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의 높은 수수료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소상공인들이 참 걱정이다. 6~12%에 달하는 수수료를 어떻게 감당하나. 이전보다 장사는 더 잘되지만 남는 게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속수무책 당하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수수료가 0~2% 수준인 지자체의 공공배달앱을 서둘러 도입하고 안착시켜야 한다. 저 역시 소상공인 보호 방안을 고심 중이다. 공정위는 플랫폼 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한다는 내용의 ‘온라인 플랫폼법(가칭)’ 입법을 예고했는데, 국회에 발의되는 대로 신속히 심사 후 처리하도록 하겠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