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다수 휘말린 승부조작·불법베팅 사건 1969~1971년 잇달아 발생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선수들의 도박이 문제로 불거진 바 있다. 사진=일요신문DB
1969년 ‘스포츠호치’의 니시테쓰 구단 담당 기자가 한 선수에게 “팀원 가운데 일부러 실책을 하는 선수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 발단이었다. ‘스포츠호치’는 ‘요미우리신문’ 사회부와 협력해 취재를 시작했다. 곧 니시테쓰 투수 나가야스 마사유키가 조직폭력단 관계자에게 승부조작 제의를 받아 실제로 가담하고 있었던 사실이 발각됐다. 니시테쓰는 시즌이 끝난 뒤 나가야스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일본야구연맹 감독관위원회는 나가야스에게 사상 최초의 영구출전정지 처분을 내렸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나가야스는 이듬해 후지TV 인터뷰에서 “나 이외에도 투수 이케나가 마사키, 요다 요리노부, 마스다 아키오, 그리고 포수 무라카미 기미야스, 내야수 후나타 가즈히데와 모토이 미쓰오가 고의 패배에 가담했다”고 폭로했다. 커미셔너는 6명의 선수를 상대로 사정 청취를 했다. 투수 3명은 실제로 가담한 사실이 확인돼 결국 영구추방됐다. 이후 니시테쓰는 1970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고, 관중 동원 실패로 인한 경영 악화로 1972년 후쿠오카에 팀을 매각해야 했다.
이뿐만 아니다. 1971년에는 야구가 아닌 오토레이스 불법 베팅에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니치 에이스 오가와 겐타로, 도에이 투수 다나카 미쓰구와 모리야스 도시아키, 한신 내야수 가쓰라기 다카오, 야쿠르트 내야수 구와타 다케시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이름이 속속 드러났다. 오가와와 모리야스는 영구추방 처분을 당했고, 가쓰라기와 구와타는 3개월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후에도 많은 선수와 코치들이 도박에 연루된 폭력조직과 깊은 친분을 맺어왔다는 혐의가 속속 드러나면서 계도와 근신 처분이 이어졌다. 그야말로 NPB 최악의 ‘흑역사’였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