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복수 넘나드는 ‘지민’ 캐릭터 짱이야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다. 드라마 초반 친오빠 같은 ‘태영’(이태곤 분)을 사랑하는 철없고 발랄한 여성이던 ‘지민’(조윤희 분)은 집안 몰락과 태영과의 이별을 겪으며 비련의 청순가련 캐릭터로 변하더니 집안 몰락이 태영 때문임을 알게 된 뒤 복수녀로 변신한다. 이젠 복수를 위해 스물세 살 연상인 데다 태영의 장인인 ‘정호’(박상원 분)와 결혼할 예정이다. 일일드라마 복수녀 캐릭터는 하나같이 스타덤에 오른다지만 결코 출연 결정이 쉬운 캐릭터는 아니다.
“얌전한 기존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캐릭터라 어렵게 느껴졌지만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차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민’은 청순 발랄한 모습에서 시작해 섹시하기까지 한 복수녀로 변화하는 캐릭터라 정말 이거다 싶었어요.”
출연을 결정한 뒤 조윤희를 가장 힘겹게 만든 부분은 지민이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리나라는 설정이었다. 발레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조윤희는 채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사이에 수석 발레리나처럼 보일 만큼 발레를 배워야만 했다.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발레는 오랜 기간 꾸준히 해야 자세가 나오는데 단기간에 하려니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캐스팅이 결정되고 첫 촬영까지 채 한 달도 여유가 없었거든요.”
“박상원 선배님과의 결혼 이후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정말 걱정이에요. 지금까지는 힘없는 여성이 나름대로의 복수를 하다 실패한 모습이라면 이제부터는 결혼을 이용한 본격적인 복수가 시작되거든요. 그래서 두 사람의 사랑이 최대한 애절하게 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정말 걱정이에요.”
조윤희는 데뷔 9년차지만 오랜 기간 무명 생활을 거쳤다. 본인은 결정적 이유가 성격 때문이라고 말한다.
“처음엔 이쪽 일을 전혀 모른 채 타인에 의해서 모든 걸 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제가 워낙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내성적인 성격이거든요. 내 성격과 연예인이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배우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성격이 변해가고 있어요. 내성적이던 성격도 외향적으로 변하고 연기도 사랑하게 되고.”
체력적인 부분도 어려움이 많다. 발레를 배우며 너무 힘들어 검사를 받아 보니 근육량이 초등학생 수준이란다. 요즘엔 소속사에서 챙겨준 홍삼을 먹으며 바쁜 촬영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조윤희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연기자 조윤희의 가능성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뻐요. 지금까진 잘 보이지 않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지만 앞으론 잘 보이는 캐릭터, 사랑받는 캐릭터로 시청자들 앞에 서고 싶어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