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온다’ 연락에 시신 숨긴 미혼모, 출생신고도 안해…7세 큰 애는 이웃에 밥동냥
생후 2개월 된 아이가 사체로 발견된 A 씨 집 내부. 사진=여수시 제공
여수시 여성가족과 장병연 과장은 12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6일 처음 신고가 있었고 주민이 10일 다시 전화해 ‘안에 쓰레기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자기 집으로 아동이 밥을 먹으러 온다. 결식이 의심되는 것 같다’고 다시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12일 주민센터에서 가정방문 조사를 갔지만 아이 어머니 A 씨는 주민센터 직원을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집 밖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아파트 복도에서 A 씨와 대화를 나눈 주민센터 직원은 첫째 아이도 직접 만났지만 상태가 양호했고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13일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조사 방문을 갔을 때에도 별다른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주민센터 직원이 작은 애에 대해 물어 쌍둥이의 존재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 그렇지만 A 씨는 “지인의 아기를 돌보고 있다”고 답했다. 주민센터에서 전산 기록을 확인해 본 결과 주민등록상에도 첫째 아이만 출생신고가 돼 있었다. 그래서 A 씨의 말처럼 작은 아이는 누군가의 아이를 대신 돌보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학교 담임선생님과 교육복지사, 이웃 주민 등을 통한 확인이 이뤄졌지만 역시 별다른 특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뭔가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결국 여수시 여성가족과는 11월 20일 경찰과 함께 다시 그 집을 방문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장 과장은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입구부터 생활 쓰레기가 쌓여 있어서 집 안을 제대로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라며 “과자봉지, 빈 음료수병, 쓰레기봉투 등이 여기저기 막 쌓여 있었다. 자고 먹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조차 없을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바로 아이 둘을 피해아동쉼터로 보내 어머니와 분리조치 시킨 뒤 25일 주민센터에서 집안에 방치된 쓰레기를 치웠는데 그 양이 무려 5톤이나 됐다.
그런데 11월 27일 경찰이 A 씨의 주거지를 긴급 수색해 냉장고에서 남자아이의 사체를 발견했다. 분명 25일 주민센터에서 집 안의 쓰레기를 치울 당시에는 냉장고 안에 사체가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동사무소에서 쓰레기를 치우러 온다는 연락을 받고 아이 사체를 자신의 차 안에 옮겼고, 주민센터 직원들이 돌아간 뒤 다시 냉장고로 가져와 보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무서워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느 날 일을 하고 집에 와 보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SBS 뉴스 영상 캡처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8년 말 생후 2개월 된 갓난아기가 숨졌고 이후 사체를 냉장고에 넣어 보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 씨는 아동방임 등 아동학대와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A 씨는 미혼 상태로 아이를 낳았고 첫째 아이는 출생신고를 했지만 쌍둥이 남매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번에 사체로 발견된 아기는 출생신고가 안된 상태였다. A 씨는 평소 오후 6시부터 일을 나가 새벽 2∼3시에 귀가해 그동안 아이들끼리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두 아이는 밤마다 방치됐고 먹을 게 없으면 첫째 아이가 이웃 주민한테 가서 뭔가를 얻어먹곤 했다고 한다.
A 씨는 사체로 발견된 아이에 대해 경찰 조사에서 “어느 날 일을 하고 집에 와 보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일로 충격을 받은 A 씨는 아이 사체를 냉장고에 넣은 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집안을 치우지 않았고, 2년여 만에 5톤가량의 쓰레기가 집안에 가득 차게 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다만 1차 부검에서 외상 등 외부의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정확한 사인은 최종 부검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데 대략 2개월 뒤에 나올 예정이다.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