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 전국체전’ 화제 양산한 설운도 딸 이승아, ‘창법 판박이’ 임주리 아들 재하 눈길
이후 박현진은 최선을 다하는 아들의 모습에 결국 노래를 줬고 2010년 박구윤의 신곡이 발표됐다. 바로 그 노래가 엄청난 인기를 끌며 박구윤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뿐이고’다. ‘미스트롯’ 열풍 이후 경쟁적으로 생긴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연이어 트롯 2세들이 참가하고 있다.
무대에 올라 “아버지는 여기 계신다”라는 말을 해 눈길을 끈 이승아는 서주경의 ‘당돌한 여자’로 무대를 선보인 뒤 아버지가 이영춘,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은 설운도라고 밝혔다. 사진=KBS 2TV ‘트롯 전국체전’ 방송 화면 캡처
12월 12일 방송된 KBS 2TV ‘트롯 전국체전’에선 지역 선수 선발전이 이어졌는데 세 번째 참가자가 눈길을 끌었다. 무대에 올라 “아버지는 여기 계신다”라는 말을 한 이승아다. 서주경의 ‘당돌한 여자’로 무대를 선보인 뒤 이승아는 자신의 아버지가 이영춘, 우리가 알고 있는 설운도라고 밝혔다. 시청자들도 놀랐지만 현장에 있는 팔도 감독들과 코치진도 크게 술렁거렸다. 고두심이 “하~ 좋은 교육 방법인데 너무 끔찍하다”라고 말하고, 남진은 “지독한 놈이네”라고 말했을 정도다. 아쉽게 5스타를 받는 데 그쳤지만 이승아는 ‘트롯전국체전’ 2회 방송에서 가장 화제가 된 출연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이날 방송에선 신인 재하도 눈길을 끌었다. 끼와 재치가 돋보인 재하는 화려한 기교와 안정적인 고음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감성적인 음색으로 노래를 이어가다 고음 부분에서 감정을 고조시키는 창법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이런 창법의 힘은 유전자에 있었다. 자신을 트롯 2세라고 밝힌 재하는 이승재의 ‘눈동자’를 부른 뒤, 어머니가 ‘립스틱 짙게 바르고’의 임주리라고 밝혔다. 남진을 비롯한 감독들은 “노래 부르는 데 그 소리가 있다” “엄마 특색이 있다. 감성을 뽑아내는 자기 색깔이 있어” “유전자네 유전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재하가 출전 지역을 고르는 과정도 화제가 됐다. 재하는 “어머니 고향은 서울인데 할머니 고향은 전라남도”라고 말해 ‘서울’ ‘전라도’ 지역 감독과 코치들을 흥분케 했다. 그렇지만 재하의 선택은 ‘글로벌’ 지역이었다. 그 이유는 ‘립스틱 짙게 바르고’의 히트 스토리와 연관돼 있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는 임주리가 1987년에 발표한 노래지만 유행하지 못했다. 1993년에 발표한 ‘사랑의 노래’도 인기를 얻지 못하면서 가수 활동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임주리는 언니가 사는 미국으로 떠나 1년가량 머물렀고 그 시절 재하를 출산했다. 바로 그 즈음 MBC 드라마 ‘엄마의 바다’에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뒤늦게 큰 인기를 얻었다. 요즘 말로 ‘역주행’이다. 그렇게 임주리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이어갔다. 그렇게 고향이 미국이 된 재하는 결국 글로벌 지역을 선택하게 됐다.
재하의 어머니는 ‘립스틱 짙게 바르고’의 임주리였다. 사진=KBS 2TV ‘트롯 전국체전’ 방송 화면 캡처
SBS ‘트롯 신이 떴다2-라스트 찬스’에도 트롯 2세들이 출연했다. 바로 트롯 작곡가 김정호의 아들 김태욱과 트롯 가수 소명의 딸 소유미다. 김정호는 ‘꽃을 든 남자’ ‘화장을 지운 여자’ 등 250여 곡을 만든 싱어송라이터로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오랫동안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태욱은 원래 가수 활동을 반대했다는 아버지 김정호의 응원을 받으며 준결승전까지 올라갔지만 아쉽게 9위로 결승 무대에는 서지 못했다.
‘빠이 빠이야’로 유명한 소명의 딸 소유미는 과거 걸그룹 ‘VNT’의 멤버로 활동했지만 주목받지 못했고 이후 트롯 가수로 전향했다. 소유미는 SBS ‘트롯 신이 떴다2’ 3라운드 ‘1:1:1 데스매치’에 남진 팀으로 출전해 혜은이의 ‘새벽비’를 선보였지만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으며 59%의 선택을 받아 탈락했다. 그렇지만 소유미는 출중한 외모와 탄탄한 가창력을 선보이며 확실히 자기 존재감을 알렸다. 최근 소유미는 TV조선 ‘미스트롯2’에도 참가해 다시 한 번 오디션 무대에 도전했다.
한편 소명의 아들 소유찬도 트롯 가수다. 소유찬은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했지만 통편집당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후 TV조선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에 출연한 소유찬은 “‘빠이 빠이야’를 부르는 게 아니었다. 원래 이 주변에서 살고 있는데 이사를 갔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김태욱과 소유미의 아버지인 김정호와 소명은 요즘 듀엣을 이뤄 ‘최고 친구’라는 노래로 활동하고 있다.
MBC ‘트로트의 민족’에 출연한 정무룡은 ‘훨훨훨’의 원곡자인 이영희의 아들이다. ‘훨훨훨’은 김용임이 불러 큰 인기를 얻었지만 원래는 이영희가 발표한 노래다. 이날 방송에서 정무룡은 “어머니가 이 곡을 2004년 발표했지만 불편한 몸 때문에 무대에 설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어머니의 못 다 이룬 꿈을 대신 이뤄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뮤지컬 배우 출신 3인조 더블레스와의 맞대결에서 패하고 말았다. 무대가 끝난 뒤 눈물을 보인 정무룡은 “꼭 좋은 결과를 갖고 어머니에게 가서 효도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죄송하고… 앞으로 좋은 가수가 돼 엄마 행복하게 해 드릴게요”라고 말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