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해 택시기사 합의·처벌 불원에 따라 단순폭행으로 내사종결
이용구 법무부차관이 차관 임명 전인 지난달 초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상대로 욕설을 하고 멱살을 잡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박은숙 기자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이 차관은 택시에서 잠든 자신을 깨웠다는 이유로 택시기사에게 욕설을 하며 멱살을 움켜쥐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택시기사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으나 이튿날 이 차관과 합의를 했다며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반의사불벌죄인 단순폭행죄를 사건에 적용해 이 차관을 형사입건하지 않고 내사종결했다.
일각에서는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 또는 협박할 경우 적용되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아니라 단순폭행죄를 적용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2017년 헌법재판소에서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적인 운행 의사 없이 자동차를 주정차한 경우는 운전 중이 아니’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며 정차 중인 택시의 경우 특가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차관에 대한 봐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사건이 발생했던 당시엔 차관으로 임명되기 전이어서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측 역시 “이 차관이 임명되기 전의 일”이라는 것 외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편 이용구 법무부차관은 판사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 법무실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올해 4월 공직에서 물러난 뒤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지난 1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와 관련한 법무부검사징계위원회 개최에 고기영 법무부차관이 반발하며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곧바로 차기 차관으로 임명됐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