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안좋은 박근혜 전 대통령 침묵투쟁 중…윤석열 대권욕심 있지만 생각대로 안 될 것”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최근 불거진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과 관련해 “대법원 최종심 판결과 관계없이 빠른 시일 내 석방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건강 상태는 어떤가.
“박근혜 대통령 수감이 벌써 3년 10개월이 됐다. 올해 연세 70세다. 고령에 지병까지 있어 현재 건강이 아주 안 좋다. 치료를 위해 병원에 나오신다. 기저질환과 신장이 안 좋다. 지난번에 왼쪽 어깨 수술을 했는데, 오른쪽 어깨도 같은 증상을 보인다. 잠을 거의 못자는 디스크 압박현상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면회를 받지 않고 있다.
“가족은 물론 일절 누구와도 면회를 안 하고 있다. 정치 현안에 대해 메시지도 안 낸다. 안에서 침묵투쟁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필요한 상황이 있으면 유영하 변호사만 부른다.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대신 내가 정치적 상황과 우리공화당의 입장을 일주일에 두 번씩 편지로 전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 법원 판결 등에 대해 어떠한 입장인가.
“박 대통령 본인 스스로 ‘거짓이 산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촛불정국 이후 언론과 정치권에서 온갖 루머를 퍼트리고 마녀사냥을 했지만 사실로 밝혀진 게 없다. 특검 재판과정을 보면 모든 게 거짓이고 조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적 공동체’ ‘제3자 뇌물죄’ 등 갖다 붙였지만, 4년이 지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죄가 없다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 근본으로 돌아가 박근혜 대통령이 뭘 잘못했느냐.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딸에게 말 세 마리 빌려준 것 말고는 없다. 박근혜 대통령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지면 뇌물 한 번 안 나오는 정치인이 있겠느냐.”
―1월 14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은 문재인 좌파 정부에 의해 장악돼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해 13명 중 9명 대법관이 좌파성향을 가지고 있다.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죄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올 거라 본다. 그럼에도 대법원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법의 잣대로 현명한 판결을 하길 기대한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국민 민심이 요동 칠거다. 그럼 문재인 정권은 권력 누수 현상이 일어나고 레임덕 현상이 시작돼 버틸 수 없으리라 본다.”
―최근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언급했다.
“전직 대통령을 3년 10개월이나 감옥에 두는 것은 정적에 대한 정치보복이다. 전 세계에 이런 경우는 없다. 대법원 최종심 판결과 관계없이 빠른 시일 내 석방하는 것이 맞다. 국민통합이나 여러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빨리 정리하고 새로운 국면으로 가야 한다.”
―이낙연 대표 사면 발언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이낙연 대표는 본인의 국민통합에 대한 평소 소신을 말했다고 하지만, 여당 대표가 이렇게 휘발성이 강한 정치현안을 청와대와 교감 없이 발언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사전에 교감하고 의견 내놨는데 강성 친문 지지자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심하니까, 청와대가 빗겨가는 거라고 본다. 문재인 씨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무책임한 대통령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자기가 전면에 나서 책임지지 않고 대리인을 내세운다. 그런 뒤 잘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공이고, 못하면 빗겨간다.”
―이낙연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이번 사면 건의 발언으로 이낙연 대권론은 끝났다고 본다. 친문 진영에서는 호남 후보 필패론이 항상 있다. 그럼에도 마땅한 후보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이낙연 대표를 내세웠다.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들은 우파에 정권을 넘겨주는 한이 있어도 이재명 지사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문재인 정권은 죽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럼 이낙연 대표 이후 다음 주자가 누구냐는 거다. 전제 조건은 영남권 출신에 친문세력을 껴안아 이재명 지사를 꼬꾸라뜨릴 수 있는 인물이다.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김경수 지사나, 유시민 이사장 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사진=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신중론이 나온다.
“근본적으로 인간이 덜 된 거다. 여성 대통령이 4년 가까이 차디찬 감옥에서 정치보복 당하는 걸 알면서도, 서울시장 보궐선거 표 계산하는거 보면 한마디로 가소롭다. 이번 보궐선거가 내년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하는데,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일 수도 있다. 김종인 위원장이야 어차피 비대위원장으로 잠시 우파의 배를 탔을 뿐, 문재인 씨하고 같은 배를 타고 가는 좌파 인사다. 하지만 당내 김무성 나경원 유승민 김형오 박형준 이석연 공병호 등은 다르다. 지난 총선에서 참패하고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 등 뒤에 칼 꽂더니 이제는 서울·부산시장 대통령을 하겠다는 둥, 킹메이커 한다는 둥 떠들고 있다.”
―야권 단일후보를 표방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사면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내가 안철수 대표 역시 서울시장과 대권 이전에 인간부터 되라고 했다. 후보를 양보하며 박원순 전 시장을 만든 장본인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해 문재인 씨에게 정권을 헌납했다. 나라가 뒤집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침탈됐을 때는 미국에 가서 조깅이나 했다. 이제 와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 본인이 한 일을 생각하면 정계은퇴 해야 한다. 지금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고 안철수 대표는 착각에 빠져 있다. 안철수 대표가 후보 되면 무조건 진다. 안철수 대표는 절대 안 된다는 우파가 있다. 지지 세력을 다 끌어 모아도 겨우 이기는데, 이번 박근혜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으로 후폭풍이 있을 것이다. 과거 선거들을 돌이켜보면 분열의 중심에는 안철수 대표가 있었다. 안철수 대표의 어린애 같은 모습에 이번 서울시장 선거도 망할 수 있다.”
1월 4일 서울 영등포 우리공화당 당사에서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사진=임준선 기자
“우리공화당도 후보를 낸다. 우리공화당 4년차에 들어섰다. 한국 정당사에 최초의 우파 민초 정당, 아스팔트 정당이다. 현재 민주당, 국민의힘에 이어 당원이 세 번째로 많은 정당이다. 40만 당원에 4만 5000명 책임당원이 있다. 지난주만 6000여 당원에,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이 600여 명 입당했다. 우리공화당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자유시장경제, 자유통일 수호 가치가 확고한 정당이다.”
―야권 단일화 재편 계획은 있나.
“이번 보궐선거는 보수우파가 하나로 뭉칠 방법을 찾는 시험대다. 이번에 우파 대통합을 이루면 내년 대선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단일화가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계속 당에 들어와 경쟁하라고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자신 있으면 다 열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내고 안철수 대표, 금태섭 전 의원, 우리공화당 후보 등 외부 후보들과 같이 단일화 경선을 하면 된다. 후보들이 다 모여 국민들 앞에서 5~6시간 원고 없이 자유형식으로 토론을 해봐야 한다. 이것이 미스트롯 방식 아닌가.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설득하고 계획을 제시하는 정치인이 후보로 남을 것이다. 자신의 능력이나 가치보다 높게 평가된 정치인들이 물러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이나 안철수 대표가 능력이 있다면 우리공화당 후보를 토론과 경선에서 깨면 된다.”
―윤석열 검찰총장 정계 입문 여부도 관심사다.
“윤석열 총장은 정치 욕심이 있다. 주변 얘기를 들어봐도 대권 욕심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윤석열 총장 생각대로 안 될 거다. 오히려 윤석열 총장도 좌파들의 장기집권 플랜에 들어가 있을 수 있다. 나는 윤석열 총장 때문에 문재인 정권이 연장될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고 본다. 우파들이 후보를 못내는 상황까지 감안하고 있다. 과거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경우처럼 윤석열 총장에 매몰돼 있다가 대선 직전 그가 자의든 타이든 갑자기 낙마해버리면, 보수진영이 차선책도 아닌 차차선책 후보를 내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일희일비하기보다 많은 후보들이 본인의 길을 충실히 나가야 한다. 그래야 A라는 후보가 갑자기 무너져도 B 후보가 차선이 아닌 최선으로 올라갈 수 있다.”
―윤석열 총장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해 구속수감 시킨 장본인이다.
“우리공화당은 윤석열 총장을 인정 못한다. 문재인 좌파 독재정권의 망나니 칼을 가지고 국정농단 적폐청산 칼춤을 춘 게 윤석열 총장 아니냐. 지금은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에서 벗어나야겠다는 마음에 윤석열 총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공화당의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적폐청산 수사로 권력을 찬탈당한 피해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더 중요하다. 언젠가 박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리실거라 본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
“특검과 헌재, 재판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을 물으면 국정농단을 했다는 것이다. 국정농단의 기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 수호 의지가 없었다고 한다. 역으로 따지면 문재인 씨는 헌법을 수호할 의지가 있느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침탈하고, 대한민국 역사를 좌파의 역사로 뒤흔들었다. 분명한 헌법 위반이다. 원전 문제는 국가 기간산업 정책을 거짓으로 뒤바꾼 사건이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문제, 라임·옵티머스 권력형 비리 문제 등 문재인 씨는 탄핵을 100번도 당했을 거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충남도지사 성범죄만으로도 문재인 정권은 벌써 탄핵 당했어야 할 정권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