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부터 시, 레포트, 공공기관 공모전까지 상습 도용 의혹 줄줄이 제기돼
2018년 단편소설 ‘뿌리’로 백마문화상을 받은 작가 김민정 씨의 작품을 그대로 도용한 남성이 각종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김민정 작가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이는 구절이나 문단이 비슷한 표절의 수준을 넘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투고한 명백한 도용”이라고 지적했다.
김 씨에 따르면 이 남성은 ‘뿌리’를 베낀 응모작으로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뿌리’는 2018년 백마문화상을 수상한 작품이었고 온라인에 본문이 게시돼 문장을 구글링만 해봐도 전문이 나온다”며 “이것은 문학상에서 표절, 도용을 검토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마저 부재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단도용 의혹이 제기된 남성과 관련한 이야기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일파만파 퍼지자, 네티즌들은 이 남성의 신상을 캐낸 뒤 이전에도 유사한 도용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소설 뿐 아니라 신문 칼럼과 기사, 인터넷 게시물, 일반인들의 레포트나 독후감, 각종 공공기관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도용해 수상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는 것. 심지어 이 남성은 지난 2020년 8월 수상과 관련한 언론 인터뷰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피해 작가 김 씨는 “이번 일이 단순히 제 피해회복으로 마무리 되지 않기를 바라며 창작계 전반에서 표절과 도용에 대한 윤리의식 바로 세우기가 반드시 뒤따르기를 바란다”라며 “저 또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이 일에 맞서고 제 글과 자신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