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주차난 겪는 와중 주차 구획 15개 차지…SH “처리 방식 내부 논의 중”
아파트 주차 구획 위에 방치된 건축 자재. 사진=김창의 기자
[일요신문]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임대사업자로 있는 아파트에 건축자재가 8년째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A 아파트는 분양, 임대가 혼합된 단지다. SH는 이 아파트의 임대사업자로 분양 세대가 구성한 입주자대표회의와 협의해 아파트 의사 결정을 한다.
2014년 준공한 이 아파트 주차장에는 건축자재가 8년째 쌓여있다. 시멘트, 모래, 합판, 팔레트, 벽돌 등의 자재는 시공사인 B 건설이 하자 보수를 위해 쌓아둔 것이다. 일부 골재는 바닥에 흩어져 있고 쓰다만 폐기물도 그대로 방치돼 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B 건설에서 갖다 놓은 것으로 안다. 아파트가 하자 소송을 진행하자 그대로 내버려 뒀다고 들었다”라고 했다.
자재와 폐기물은 주차장 한구석이 아닌 주차 구획 위에 놓여있다. A 아파트는 외부 차량이 무단으로 들어와 주차하는 등의 이유로 주차난을 겪고 있는데 방치된 자재로 인해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다. 자재가 차지한 주차구역은 15개에 달한다.
입주 초기부터 자재가 있었다는 주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SH는 햇수로 8년째 자재를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임차인 대표는 “입주 초부터 3번에 걸쳐 SH에 정리를 요청했다. 자재에 폐기물도 있어 주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A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입주 초기부터 자재 처리에 대한 공문을 보냈지만 공사가 나서지 않았다고 했다. “그동안 SH 담당자가 자주 바뀌었다. 치워주겠다고 했다가 담당이 바뀌면 유야무야됐다. 새로 온 담당자가 두 번 실사를 와서 보고 갔는데 이번엔 치우겠다고 했다”라고 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담당자는 “지난해 8월에 부임해 그전 상황은 잘 모른다. 자재가 쌓여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현장을 방문해 확인했다”면서 “아파트에서 자재를 처리하고 처리 비용을 SH에 청구하면 부담하는 방식도 있다. 처리 방식은 내부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