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연예계…얼룩제거 싹둑싹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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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혐의로 사실상 연예계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신정환을 바라보는 제작진들의 마음은 청천벽력 그것이다. 기존 녹화 분을 재편집하는 것은 물론 향후 출연진의 재구성까지, 말 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신정환과 함께 야심차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해 촬영 중이었던 한 외주제작사는 도대체 어디다 하소연을 해야 할지 모르는 심정이라며 신정환을 향해 야속한 마음을 전했다.
이 외주제작사는 지난 8월부터 신정환과 신지 2MC를 필두로 <신신당부>라는 이름의 케이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었다. 이미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을 게스트로 2회 분량의 녹화까지 마친 상황. 하지만 신정환 측에서 알 수 없는 이유를 대며 후속 촬영을 미뤄오다 결국 프로그램 파행이라는 사태까지 맞게 됐다.
현재 이 외주제작사는 실제로 신정환을 향한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신정환을 대신할 MC로 정준하를 급하게 섭외했지만, 향후 프로그램의 이름을 바꿔야 하며, 기존 촬영분 제작비까지 고스란히 날리게 된 데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 제작사는 특히 계약을 체결한 본 방송사와의 사이도 어긋나게 됐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도박혐의에 이어 또 다른 이유로 법정에 설지도 모르는 신정환은 그야말로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한편 신정환이 MC로 있는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측은 게스트들의 스케줄까지 다시 조정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기존의 방송 분량이 여유가 있어 방송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지만 예정된 녹화 스케줄을 미뤄야 하는 상황. 이에 따라 MC들과 게스트의 출연 일정을 재조정해 이를 설득해서 섭외하는 일이 생각만큼 만만치 않다고 한다. 객원MC 체제에 대한 논의부터 후임 MC에 대한 논의까지 그야말로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는 게 그들의 설명.
게스트들 또한 신정환을 걱정하는 마음과는 별개로 변경된 스케줄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키로 했다가 스케줄이 변경된 한 연예인은 “이해하긴 하지만 녹화 일정이 추석 연휴에 잡힐 것 같다”며 “간만의 휴가를 즐기지도 못하고 피곤하게 됐다”는 볼멘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으로 인해 게스트들이 볼멘소리를 하는 경우는 지난 2월에도 있었다. 개그맨 이혁재가 룸살롱 직원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을 당시 출연했던 <출발드림팀2>가 그렇다. 당시 게스트로 출연했던 K리그 대구FC 선수들은 본방송을 본 후 실망의 소리를 내뱉었다는 후문이다. 프로그램 특성상 연예인과 1 대 1로 승부하는 장면이 많은데 이혁재의 사건 때문에 선수들의 중요 장면도 덩달아 통편집된 것. 이로 인해 어렵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각종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 고스란히 통편집의 피해자가 된 것.
구단 홍보팀의 관계자는 “당시 구단인지도 상승 효과와 선수들의 팬 서비스를 위해 삼고초려 끝에 출연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낳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출발드림팀2>의 한 제작진은 “방송을 3일 가량 앞두고 부랴부랴 재편집작업에 들어가느라 제작진이 우왕좌왕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해주기도 했다. 당시 방송분을 보면 프로그램 시작 전 ‘본 이혁재 방송분은 1월 13일 녹화된 것입니다’라는 자막이 고지되었으며, 출연진 전체 샷에서만 이혁재의 모습이 간간이 잡힐 뿐, 프로그램에서 이혁재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완벽하게(?) 통편집됐었다.
6년 전 위안부 누드 파동을 일으켰던 탤런트 이승연 또한 당시 특별출연했던 KBS <일요일은 101% - 꿈의 피라미드>에서 자신의 출연 분량 전체가 폐기되는 일을 겪었다. 승무원 출신 연예인으로 당시 대한항공의 예비 승무원들을 상대로 특강에 나갔던 이승연의 모습이 매스컴을 통해 사전공개되기도 했었지만, 시청자들의 항의는 물론 대한항공 측의 강력한 요청으로 그의 출연 분량 전체가 가위질된 것.
당시 프로그램을 함께했던 한 작가는 “언론 공개 현장에서 만난 기자들에게도 위안부 누드에 대한 소문을 강하게 부인했던 이승연이기에 그 실망감과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현장을 취재 왔던 기자들과 연예 정보 프로그램 관계자들에게 사건 이후 사과 아닌 사과를 해야 해 난감했었다”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한편 병역비리 혐의로 구설수에 오른 MC몽은 출연 중인 KBS <해피선데이> ‘1박2일’ 측으로부터 잠정 출연 유보선언을 받았다. <해피선데이>의 한 관계자는 “이번 MC몽 사태가 ‘1박2일’뿐만이 아니라 ‘남자의 자격’의 편집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1회 촬영 후 2주 연속 방송으로 진행되던 ‘1박2일’이었지만 이 제작진은 “사전에 녹화된 MC몽 출연 분량을 편집하다보면 2주간의 분량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전체 프로그램의 구성상 ‘남자의 자격’의 방송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지난 9월 2일 있었던 ‘제7회 거제전국합창경연대회’ 본선 무대를 2주에 걸쳐 방송할 예정이었던 ‘남자의 자격’ 팀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1박2일’ 측과 긴밀히 협의해 방송 분량을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제작진뿐만 아니라 합창대회에 출연했던 ‘남자의 자격’ 합창단원들도 “합창대회본선방송이 1회 방송에 그치지 않고 예정대로 2주간에 걸쳐 방송되었으면 좋겠다”며 이번 사태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그런가하면 일단락된 태진아-이루 부자와 작사가 최희진의 진실 공방 때문에 연예정보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방송 마지막에 나가는 뮤직 비디오 선정에 상당한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한 공중파 연예 정보 프로그램의 관계자는 “이루의 신곡 ‘하얀 눈물’ 뮤직비디오를 방영하기로 한 날 마침 태진아의 반박 인터뷰가 방송되는 바람에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것을 우려해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하얀 눈물’ 뮤직비디오 방영 시점을 늦췄다”고 전했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