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출금 당시 허위번호 기재 등 경위 조사...이성윤 “적절하고 통상적 지휘 이뤄졌다” 해명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진=임준선 기자
국민권익위원회 공익신고서에 따르면, 이 검사는 2019년 3월 22일 성접대·뇌물수수 의혹을 받던 김 전 차관이 심야 출국을 시도하자 과거 무혐의 처분이 난 사건번호를 붙여 긴급 출금금지를 요청했다. 요청서엔 수사기관장의 명의와 직인 없이 이 검사의 서명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는 당일 새벽 3시 8분 법무부에 사후 승인 요청서에 ‘2019년 내사 1호’라는 서울동부지검 내사사건 번호를 적었지만 이는 존재하지 않는 허위사건번호로 전해졌다. 관인 없이 검사 이규원이 대검 진상조사단을 대리했다는 서명만 있어 문서 작성자가 불분명했다.
검찰은 전날인 16일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차 본부장은 2019년 3월 23일 이 검사가 가짜 사건번호와 내사번호를 이용해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요청을 한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승인한 혐의를 받는다.
‘불법 출금’ 의혹의 핵심인물 소환 조사가 이뤄지면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등 결재 라인에 있던 인사들도 향후 소환 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검찰은 당시 김 전 차관 출금 정보 유출 의혹을 수사했던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이 검사의 위법 출금 혐의를 포착해 수사하려 했지만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 등의 외압으로 무산됐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다.
2차 공익신고서에서 공익신고인은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2019년 6월 이 검사가 불법적인 출국금지를 한 사실을 인지하고 이 검사의 자격모용공문서작성·허위공문서작성 혐의 등을 수원고검에 보고하려 했지만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수사를 진행하지 말라’는 취지의 연락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은 이성윤 현 서울중앙지검장이다.
검찰은 수사 축소 외압 의혹과 관련,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 보고라인에 있던 이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었던 문홍성 수원지검장과 대검 수사지휘과장이었던 김형근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설 연휴에는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해서도 출석 요청을 했으나 이 지검장이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통상적인 대검 보고 절차를 거쳐 안양지청에 적절하고 통상적인 지휘가 이뤄졌다”며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안양지청의 수사를 중단하도록 압박하였다거나 수원고검에 통보하지 못하도록 하였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