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궁금한 이야기Y
최근 대학생 현아 씨(가명)는 학교를 통해 특별한 전화를 한통 받았다고 한다. 자신을 지상파 방송사의 유명 예능 프로그램 책임 프로듀서라고 소개한 남자.
자신이 맡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할 대학생들을 찾고 있다는 그 피디는 이번 기회로 방송국 취업의 문을 열어주겠다며 사전 미팅을 제안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그와 연락을 할수록 어딘가 수상한 느낌을 받았다는 현아(가명)씨.
그는 “조연출도 공중전화, 피디님도 공중전화, 방송국도 공중전화, 02번호로만 전화가 와서 이상하다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이런 전화를 받은 사람은 현아 씨(가명)만이 아니었다. 수상한 피디로부터 전화가 오고 있다는 공지를 올리자 같은 전화를 받았다는 대학생들이 곳곳에서 나타난 것.
게다가 촬영 계획을 설명해주겠다며 그가 학생들을 부른 곳은 방송국이 아닌 카페나 호프집이었고 미팅 중에 먼저 술을 한잔 하자며 학생들에게 이상한 질문까지 던졌다는 것.
남자와 미팅을 한 대학생들은 “‘기브앤 테이크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라고 하더라고요. 이 기회를 주면 자신과 잠자리를 가질 수 있겠냐고 물어봤어요”라고 말했다.
피디를 사칭해 학생들을 불러내고 뭔가를 요구하는 수법. 낯설지가 않았다. 지난 2012년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당시 화제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신경수 SBS PD를 사칭하고 다니는 남자를 고발했었다.
그때의 그 남자와 너무도 똑같은 수법. 당시 그 남자는 2005년부터 피디를 사칭하며 성범죄를 저질러 전자발찌까지 차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었다.
그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걸까. 학생들은 대학교 간에 그 남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주의보를 올리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우리에게 그 남자가 2012년 Y에서 고발했던 그 사칭범과 동일인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9년 전 드라마 피디라던 그가 이제는 예능 CP가 되어 다시 나타난 것이다. 똑같은 수법으로 15년이 넘도록 범죄를 저지르고 다닌 그 남자.
심지어 성범죄자로 관리되며 전자발찌까지 차고 있는 그가 어떻게 이런 행동을 계속 하고 다닐 수 있는 걸까.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기 전에 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15년 넘게 ‘가짜 ’PD 행세를 하며 대학가를 서성이는 한 남자를 고발한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4억 명품녀의 비밀, 그녀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 편도 소개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