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하락에 동학개미들 분노, 사고 빈번 포스코에 스튜어드십코드로 견제해야
전라북도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사진=연합뉴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매도를 중지하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청원인들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국내 주식 매도가 코스피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오히려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연기금들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19일까지 37일 연속, 총 12조 5867억 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매도에 대해 “고평가된 자산을 매도해 장기수익률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 주식과 국내 채권을 각각 0.6%포인트(p), 4%포인트 줄이고 해외 주식과 해외 채권을 각각 2.8%포인트, 1.5%포인트 늘리는 자산비중 조정계획을 세웠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주식에 158조 2000억 원(19.6%), 해외주식에 188조 2000억 원(23.3%)를 투자했다.
국민연금은 또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통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등을 주문받고 있다. 지난 15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포스코에서 산재사고가 반복되는데도 안전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무책임한 태도가 계속된다”며 “포스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국민기업이 되도록 스튜어드십코드를 제대로 시행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에서도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는 지난 9일 국민연금공단 충정로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는 최근 다수 산업재해를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와 CJ대한통운 이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민연금의 공익이사 선임을 촉구했다. 또 ‘대표적인 ESG 문제기업’인 삼성물산의 지배구조를 비판하고, 4대 금융지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사모펀드 피해사건 등을 지적하며 이들 기업에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은 공익적 사외이사 주주제안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배구조상 최상위 의결기구인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에서 공적 사외이사 선임 여부 등 의원 제안 내용에 대해 다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민연금기금운영위원회는 오는 24일 오후 2시 개최될 예정이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