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때문 벌어진 일” vs “부당해고 사실 아냐”
한진택배 노동조합이 지난 23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대리점주들이 노사 협의를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지역 한진택배 대리점주들과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24일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절박한 심정으로 이번 사태의 이른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국 터미널에 대략 15만 개의 택배 물품이 방치돼 있는데 이번 주 중 비 소식이 있다”며 “실제로 비가 내리면 60억 원 상당의 상품 대부분을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의 면담 요구에 회사 측이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영세 소상공인인 대리점주의 생존권이 위태해지는 만큼 노사 양측이 머리를 맞대 사태를 해결하라”고 요청했다.
경기지역 한 대리점주는 “현재 택배 물건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아 노조 미가입 기사들까지 일이 막혔다”며 “대리점주 입장에서 기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 소장은 “이 모든 것이 한진택배의 갑질에 의해 벌어진 만큼 회사가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3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이하 택배노조)는 경기 광주시 한진 광주터미널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는 노조원 280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는 한진택배가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부당해고와 대리점 위장폐업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진택배 김천대리점이 북김천·남김천대리점으로 분할하는 과정에서 노동조건 개선을 외쳐온 조합원 4명이 해고됐고, 원주대리점에서는 조합원 9명을 별도 대리점으로 분할하는 등의 일이 발생했다”며 “이는 노조 탄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진택배 관계자는 “기존 김천대리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계약포기 의사를 표명해 공개모집을 통해 신규 대리점과 계약을 했다”며 “물량 증가와 안정적인 대리점 운영을 위해 택배기사를 일부 신규 모집했고 기존 택배기사에게도 계약 체결을 위해 수차례 개별 면담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택배기사가 이를 거부하고 과도한 요구조건을 주장해 신규 대리점주와 기존 택배기사 간 계약 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파업으로 우려되는) 고객서비스에 차질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