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부영골프장 용도변경 특혜다”-나주시, “특혜 아닌 적법한 절차다”
나주시청 부영골프장 용도변경 담당 부서 모습
[일요신문=나주] 나주혁신도시에 들어설 한전공대(현 한국에너지공대) 부지를 무상 제공한 부영골프장이 무상 제공하고 남은 일부 땅에 아파트를 짓도록 용도변경 신청을 한 가운데 시민단체가 특혜라며 용도변경 반대를 주장하자 나주시가 이에 대한 반박했고, 여기에 또다시 시민단체가 반박하는 등 부영골프장 용도변경을 둘러싼 특혜 논란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일요신문은 시민단체가 보도 자료를 통해 주장하는 문제점을 부영골프장 용도변경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나주시 도시과와 혁신도시과 공무원의 설명을 듣고, 특혜 논란의 진실이 무엇인지 이슈 체크를 통해 접근하고자 한다.
▲ 한전공대는 무엇인가?
한전공대는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문재인 대통령이 광주와 전남 지역 상생공약을 위한 공약 중 하나로 제시됐으며 오는 2040년까지 수도권 서울대공과대학, 충정권 한국과학기술대학 그리고 경상권 포항공대와 같은 국내 최고 공대로 발돋움하고 2050년까지는 세계 최고 공대를 만든다는 계획의 청사진이 제시됐다.
이를 위해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대학캠퍼스 40만㎡를 조성하고, 여기와 연관된 클러스터 40만㎡ 그리고 연구시설 40만㎡ 등 총 120만㎡로 학생 수는 대학원생 600명, 학부생 400명, 외국인학생 300명 그리고 교수 100명과 교직원 100명으로 계획됐으며 대학 관련 상주인력까지 계산하면 실거주 인력이 5,000여 명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 부영골프장 용도변경 왜 필요한가?
지난 2019년 8월 20일 (주)부영은 서울부영빌딩에서 전남도·나주시와 함께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부영골프장 75㎡ 중 절반이 넘는 40만㎡를 한전공대 캠퍼스 부지로 무상 제공한다는 약정을 했고, 이후 2020년 1월 한전공대설립위원회가 부영골프장을 한전공대 부지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부영그룹은 지난 2020년 6월 29일 약속한 대로 학교부지 40㎡ 당시 감정가로 806억 원에 해당하는 땅의 소유권을 학교법인한전공대에 넘기기 위해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인규 나주시장 그리고 김종갑 한전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부지 이전식을 하고 한전공대 땅을 양도했다.
그러나 골프장으로 운영되던 땅 중 절반이 넘는 땅이 한전공대로 넘어가면서 기존 부영골프장은 골프장으로서 기능이 상실됐다. 따라서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기업 부영이 결국 지난해 한전공대에 넘기고 남은 땅 35만㎡인 자연녹지부지에 공동주책 6,000여 세대를 짓겠다는 허가를 나주시에 신청하게 됐고, 이를 위해서는 자연녹지부지가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이 필요했던 것이 용도변경의 이유다.
▲ 부영그룹 한전공대부지 무상 제공 자신들 이익을 앞세운 철저히 계산된 것이었나?
지난 2018년 한전공대 유치를 위해 당시 나주시는 인근에 있는 광주광역시를 비롯해서 목포시 그리고 순천시 등 전남에 있는 타 지자체와 치열한 경쟁을 해야 했다. 그러나 결국 나주시가 유치에 성공했고, 이 배경에는 부영그룹의 대학부지 무상제공이 대학설립과 운영을 위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것을 덜 수 있어 장점으로 작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부영그룹은 정말로 철저한 계산에 의해 대학부지를 무상제공 했을까? 이익이 있어야만 존재하는 민간기업인 부영그룹 입장에선 800억 원이 넘는 땅을 무상으로 내놓으므로 주주들을 설득해야 했으므로 사전에 충분한 계산이 있어야만 가능하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민단체 입장에선 부영그룹이 전남도 그리고 나주시와 맺은 협약의 내용에 대해 의혹을 품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나주시가 부영그룹으로부터 대학부지를 무상으로 받기 위해 어떤 특혜를 줬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한 특혜인지 아니면 나주시 발전을 위한 대가인지가 정확히 구분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부영그룹과 맺은 협약서 공개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는 부영그룹이 한전대학부지 무상 제공을 약속할 당시 전남도 그리고 나주시와 맺은 협약에 이면계약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대해 나주시는 “이면계약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또한, 나주시가 협약서를 공개하기 위해서는 협약 당사자인 부영그룹의 승낙이 있어야만 공개할 수 입장이라 나주시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다고 하소연이다.
▲ 나주시가 추진하는 전자공청회는 무엇이고? 나주시가 강행하는 전자공청회가 부영 특혜 위한 절차인가? 또한, 시민단체가 밝힌 시민 73%가 용도 변경을 반대한다는 설문조사는 어떤 것인가?
시민단체는 나주시가 추진하는 전자공청회의 당장 중지를 요구한다. 그렇다면 전자공청회는 무엇이고? 법적인 절차인가? 이에 대해 나주시는 ‘국토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따라 주민의견 청취 시 2개 이상 신문 공고 후 14일 이내에 서면 및 방문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게 되어 있어 나주시는 이런 절차를 다 진행했고, 전자공청회는 법적인 절차가 아닌 코로나19 사태라는 지금의 상황에서 시민들이 시청에 오는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나주시가 추가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시민단체는 설문조사 결과 73%의 주민이 용도지역 변경 자체를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로 나주시민들은 용도 변경을 73%나 반대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나주시 도시과 관계자는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설문조사는 나도 몰랐다. 그러나 시민단체에 확인한 결과 이 설문은 여론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여론조사 기관이 아닌 시민단체 스스로 지난 1월 28~31일까지 4일간 구글폼을 이용해서 58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조사한 것으로 밝혔다”고 답했다.
▲나주시가 전자공청회를 위해 올린 자료에는 입지 결정의 타당성, 개발기본계획의 적정성, 환경영향평가심의회 심의내용 등 전략환경영향평가보고서서 다뤄야 중요 부분이 하나도 없는 빈껍데기?
시민단체는 나주시가 전자공청회를 위해 올린 자료 중 정말 시민들이 알아야 하는 중요 정보를 나주시가 누락했다고 지적한다. 이런 시민단체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는 부분이다. 나주시는 파일의 방대한 양을 이유로 13쪽짜리 요약분만 전자공청회에 올렸다. 특히 시민단체가 중요한 내용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파트3을 나주시가 통째로 누락시킨 것은 의도적인 것으로 빈껍데기만 있는 자료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나주시는 모든 전자파일을 올리는 것은 파일크기(50M)가 커서 현재 나주시 시스템에서는 최고 10M만 올릴 수 있어 할 수가 없어 요약분만 올렸다. 또한 필요한 자료는 언제든지 시청에 오면 확인이 가능하므로 시청을 방문하면 상세하게 자료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현재 부영골프장 관련 환경영향평가는 영산강환경유역청에서 주관하므로 이에 대한 자료를 올리는 영산강환경청의 권한이라 나주시 임의대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정말 파일 양이 많아 올릴 수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나주시의 주장대로라면 파일총량이 50M가이고, 나주시 시스템에는 10M가만 올릴 수 있다면 파일을 5개로 분할해서 파일크기를 시스템에서 올릴 수 있는 양으로 줄여서 올리는 방법도 가능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나주시가 전자파일 그대로 올릴 경우 그 자료는 단순 열람이 아닌 내려받기를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료의 저작권이 민간 기업에 있으므로 이 또한, 부영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 나주시의 설명이다.
▲나주시가 부영주택에 엄청난 규모의 특혜를 보장하는 데 앞장을 섰다?
부영골프장의 특혜 논란은 바로 대학부지를 제공하고 남은 35만㎡에 부영 측이 아파트 6,000여 세대를 짓겠다고 하면서 불거졌다. 부영 측이 제시한 아파트 6,000여 세대는 건축용적률이 200%가 넘는 것으로 나주혁신도시 건축용적률이 180%로 제한한 것을 넘어서는 것으로 특혜시비를 부영 스스로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나주시는 이를 불허했고, 다른 곳과 형평성 차원에서 건축용적률 180%를 적용해서 결국 부영 측이 5328세대의 아파트 건설 계획으로 변경했다. 바로 이 부분이 특혜 시비가 나는 부분이다. 부영 측의 계획이 승인될 경우 지금 혁신도시 아파트 분양가 3.3㎡당 1,000만 원을 적용할 경우 분양 금액만 1조 원이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단순 계산을 해도 5,000~6,000억 원의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동종업계 건설사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나주시와 부영은 과연 어떤 협약을 맺었을까? 이 부분이 정말 특혜시비를 가릴 수 있는 쟁점이다. 나주시 담당자는 관공서인 나주시가 민간기업인 부영에 굳이 큰 특혜를 줄 이유가 없고 정당한 절차다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협약서 내용에는 토지의 인도 절차 시기 등 통상적인 것이 담겼다고 말하면서 우리도 공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협약서 공개는 정보공개법에 의해 제3자 승낙이 있어야만 공개가 가능해서 나주시가 임의로 공개할 수 없다.
결국 부영 특혜 시비는 나주시의 행정적 절차로 해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공무원과 더불어 민간인이 참여하는 전남도나 나주시의 도시계획심의위원회가 부영의 양보를 받아 내어 지금처럼 35만㎡의 전체 부지가 아닌 절반 내지 지금보다 훨씬 작은 부지만 승인을 결정함으로써 나주시의 행정에도 부담을 덜어주고, 대학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한 부영 측에도 어느 정도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상생의 방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효근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