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 모모랜드 연우 ‘따돌림 영상 모음’ 조명…사실관계 확인 안된 ‘짜맞추기’ 지적도
AOA, 에이프릴로 이어진 걸그룹 내 괴롭힘, 따돌림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대중들은 모모랜드의 전 멤버 연우의 탈퇴 전후 상황을 놓고 비슷한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SBS 제공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영상 등을 타고 가장 빠르게 퍼지고 있는 설은 걸그룹 모모랜드의 왕따설이다. 전 멤버였던 연우의 탈퇴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는 의혹이 이번에 불거진 이슈들과 함께 재조명되면서 탈퇴 직전 상황을 두고 “그룹 내 따돌림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진 것이다.
연우는 2016년 모모랜드로 데뷔 후 약 3년간 활동하다 2019년 6월 건강 문제로 인해해 활동 중단을 알렸다. 이후 같은 해 11월 그룹을 탈퇴한 뒤부터는 2020년까지 배우로 꾸준히 얼굴을 비춰왔다.
문제는 탈퇴 과정 전후에 일어난 일들이다. 활동 중단 사실을 알리기 1~2개월 전부터 연우는 모모랜드의 공식 스케줄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팬들이 탈퇴 의혹을 제기하자 소속사인 MLD엔터테인먼트 측은 “최근 스케줄에 불참한 이유는 연우가 드라마 일정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소속사의 해명으로 인해 팬덤 내부에서는 “연우가 본업인 아이돌 활동을 버리고 배우로만 활동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그러자 연우는 팬들을 대상으로 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저도 무대를 하고 싶다. 그래서 매일매일 연습도 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을 제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라며 “아무도 날 안 믿는데 팬들이라도 믿어 달라. 한 번 더 말하자면 모든 일은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거다. 나는 모모랜드 연우다. 배우 연우가 아니고”라고 밝혔다. 아이돌 활동에 대한 그리움이나 열정이 여전한 점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러나 이 영상이 올라온 지 약 일주일 만에 그룹에서 탈퇴한 것을 두고 이번에는 팬들뿐 아니라 대중들 사이에서도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일었다.
지난 2월 28일 불거진 에이프릴 전 멤버 현주에 대한 멤버들의 집단 괴롭힘 폭로 이후 연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의미심장한 글귀를 올려 눈길을 끌었다. 사진=DSP미디어 제공
2월 28일 에이프릴의 전 멤버 현주에 대한 멤버들의 집단 괴롭힘과 따돌림 폭로가 터지자 연우의 탈퇴 과정도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연우가 지난해 발생한 걸그룹 AOA의 전 멤버 권민아의 그룹 내 괴롭힘 폭로 시기와 맞물려 올린 글과, 이번 에이프릴 사건 직후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의미심장한 게시물에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전자의 경우 연우는 모모랜드 공식 팬카페에 “청춘을 바친 일을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깨끗이 포기할 만큼 용감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저는 그런 대담함이 없고 그럴 의지도 없었다. 그저 참았고 견뎠고 버텼지만 소용없었다. 저는 다른 일이 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았다”며 “제가 지금 새로운 일을 하는 건 제겐 이 이상의 선택권이 없어서다. 이렇게 해야 내 꿈의 연장선을 쭉 이어갈 수 있고 이렇게 해야 살 것 같고 이렇게라도 해야 여러분을 계속 볼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 글이 기사화되며 이슈로 떠오르자 연우는 이튿날 “새벽에 쓴 글이 크게 확대 해석돼 당황스럽다. 단지 저에 대한 억측과 비방이 많아 고충을 토로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이 권민아의 폭로 직후에 이뤄진 것이었기 때문에 대중들의 의구심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지는 못했다.
더욱이 연우는 에이프릴 사건이 불거진 시점인 3월 3일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많이도 미워하고 많이도 원망했었다”는 책 구절을 인용한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시기와 맞물린 의미심장한 글로 인해 연우의 탈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정황에서 구설을 타고 확대되면서 ‘그룹 내 왕따 의혹’으로까지 비화됐다.
연우는 앞서 AOA 전 멤버 권민아의 그룹 내 괴롭힘 폭로 이후에도 심경글을 올린 바 있다. 사진=연우 인스타그램 캡처
주로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로 유포되고 있는 이 의혹은 모모랜드 활동 당시 연우가 멤버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모습이나 자체 영상 콘텐츠에서 연우의 말이나 행동에 다른 멤버들이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지적하면서 일파만파 퍼졌다. 그룹이 함께 찍은 단체 사진에서조차 유독 연우만 멀리 떨어져 있거나 뒤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멤버들과의 불화가 있어 탈퇴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모모랜드의 멤버 제인이 3월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있던 대부분의 게시물을 비공개 처리하면서 ‘연우 따돌림 의혹’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MLD엔터테인먼트 측이 직접 “아무 일도 없다. 추측을 자제해 달라”고 해명했다. 게시물 정리를 위해 비공개로 전환했을 뿐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의혹과는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숙지지 않는 ‘설’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는데 억측으로 소속사와 그룹, 전 멤버 모두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소속사의 공식입장이나 해명이 없는 상황에서 다소 편향되게 편집된 영상만으로 추측해 이슈화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이슈된 영상을 확인해 봤는데 ‘따돌림을 당하는 상황’이라고 생각되게끔 편집하거나 무리하게 끼워 맞춘 듯한 부분들도 많아 보였다. 이슈 자체에만 편승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들도 꽤 있었다”라며 “대중들이 최근 불거진 걸그룹 왕따 이슈를 보면서 어느 정도 의구심을 갖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무엇 하나 정확한 사실이 없는 상황에서 추측만으로 옳다 그르다고 판단하기엔 해당 그룹에게나 멤버에게나 모두 위험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