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교체 투입 이후 왼발 결승골 득점
광주전 후반 교체투입된 기성용이 역전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 소속팀 FC 서울은 17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 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5라운드 홈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이어진 폭로전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기성용은 이날 승부를 뒤집는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경기 전부터 이목이 쏠린 맞대결이었다. 서울 박진섭 감독, 광주 김호영 감독은 지난해 각각 서로의 팀을 이끌었던 사령탑이었기 때문이다. 광주는 박진섭 감독의 지도력에 힘입어 파이널 A에 진출, 6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서울은 김호영 감독대행 시절 쌓은 승점이 1부리그 잔류의 발판이 됐다.
양 팀을 거친 선수들의 존재 또한 흥미를 끌었다. 광주 주장 김원식은 불과 지난해까지 서울에서 뛰던 선수다. 서울 주포 나상호는 광주 유스 시스템을 거쳐 광주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이 7위, 광주가 8위에 오른 순위만큼 양팀은 경기 초반 팽팽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서로 공격을 주고 받으며 탐색전을 펼쳤다.
전반 중반을 넘어가며 분위기는 서울 쪽으로 기울었다. 광주의 골문 앞에 공이 위치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전반 30분에는 오스마르가 박스 앞에서 위협적인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했다. 강한 슈팅은 골문으로 향했지만 윤보상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분위기를 주도하던 서울은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공중볼 경합 이후 과정에서 페널티 박스 내 파울을 범한 것이다. 김주공은 전반 36분 페널티킥을 성공 시키며 광주의 리드를 이끌었다.
서울은 곧장 동점골로 응수했다. 주인공은 나상호였다. 전반 40분 나상호가 강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수비 이민기를 스친 공이 골망을 흔들었다. 동점골에도 나상호는 세레모니를 하지 않으며 광주를 예우했다. 양손을 치켜들며 의도를 명확케 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양 팀은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서울은 한찬희를 빼고 기성용을 중원에 투입했다. 광주는 미드필더 김종우를 빼고 최전방 공격수 펠리페를 내세웠다. 펠리페는 후반 2분이 채 되기 전에 중거리 슈팅으로 감각을 조율했다.
후반부터 경기장에 투입된 기성용은 후방에서 오스마르와 전후 위치를 바꿔가며 경기를 풀어 나갔다. 후반 7분 경에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서울이 프리킥을 얻어냈고 기성용이 이를 처리하러 코너 플래그로 향하자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진 것이다. 전날 TV 프로그램에서의 폭로로 홍역을 앓은 기성용에 대한 응원으로 풀이됐다. 매 움직임마다 박수를 이끌어내는 기성용은 후반 10분에는 위협적인 유효 슈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후반 내내 이어지던 팽팽한 흐름을 끊은 이도 기성용이었다. 후반 32분 박스 우측 부서리 부분에서 공을 건네 받은 그는 반대편 골문 모서리를 향하는 왼발 슈팅으로 결승 골을 넣었다. 곧장 골대 뒤 관중석 쪽으로 달려가 자신의 가슴팍을 손가락으로 여러번 기리키며 기쁨을 표했다.
앞서 나가게 된 서울은 수비 강화 카드를 꺼냈다. 공격적인 미드필더 팔로세비치 대신 수비수 홍준호를 교체로 투입했다. 리드를 내준 광주는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추가시간 3분을 흘려보낸 서울은 2-1 승리를 거두게 됐다. 역전의 주역이 된 기성용은 환한 미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