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심의 끝에 의결…기소여부는 동수로 결론 나지 않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임준선 기자
법학교수와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 관련 수사를 중단하라”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권고했다. 수사심의위는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에서 12차 심의위를 열고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 사건의 수사 및 기소 여부를 논의했다.
회의는 4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위원장과 검찰 측이 기피 신청을 한 위원 1명을 제외한 총 14명의 위원이 의결에 참여했다. 14명의 위원은 검찰 수사팀과 이 부회장 측의 프레젠테이션(PT) 내용을 차례로 듣고 토론을 벌인 뒤 무기명 투표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 측은 “의료 시술 과정에서의 합법적 투약이었다”고 했고, 수사팀은 “과다한 양을 투약해 정상적인 처치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투표 결과, 14명의 참석 위원 가운데 8명은 ‘수사 중단’을, 6명은 ‘수사 계속’ 의견을 냈다. 기소·불기소는 7표씩 똑같이 나왔다.
수사심의위는 이날 나온 결론대로 ‘수사 중단’을 이 사건을 작년 1월부터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원지애)에 권고했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기 위한 제도로, 심의위 결정은 권고사항일뿐 검찰이 권고안을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실제 지난해 6월 진행된 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의 불법 경영승계 의혹을 불기소하라고 권고했지만, 수사팀은 불수용한 바 있다.
한편 수사심의위 결정 직후 수사팀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의 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수사 계속 여부는 과반수인 8인이 반대해 부결됐다. 따라서 수사는 중단돼야 한다”면서 “공소제기 여부도 과반수 찬성이 아니므로 불기소 처분 돼야 한다”고 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