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찍은 코인으로 유명세, 올해 4000% 올라 ‘시총 6위’ 차지한 장난 코인
암호화폐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의 언급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갈무리
암호화폐 도지코인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 오전 7시(한국시간 기준) 미국의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8.47% 급락한 5만 6170달러를 기록했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은 7.53%, 3위 바이낸스 코인은 9.17%, 4위 리플은 14.92% 각각 급락했다. 그런데 6위인 도지코인만 24시간 전보다 9.47% 급등한 33.92센트를 기록했다. 다른 암호화폐는 모두 급락하고 있는데 도지코인은 오히려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장난삼아 만든 가상화폐다. 이 코인을 활용해 추진하는 사업은 하나도 없다. 다시말해 사업성이 있는 코인은 아닌 셈이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두 사람은 당시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시바견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과 영상)에서 영감을 받아 가상화폐를 만들었다. 화폐 마스코트에도 시바견을 넣었고 명칭도 개를 뜻하는 ‘도그‘(Dog)’에 알파벳 ‘e’를 붙여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도지코인은 출시 초기에는 ‘장난 코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 도지코인이 유명해진 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머스크가 자신의 sns를 통해 “도지(Doge)”라는 짧은 단어를 처음 올렸다. 특별한 이유는 밝혀진 바 없다. 그러나 머스크는 지속적으로 “도지코인은 시민들의 암호화폐” “생후 9개월인 아들을 위해 도지코인을 샀다” 등 도지코인에 대한 예찬을 해오며 사실상 가격 상승을 주도해왔다. 실제로 그가 도지코인을 언급할 때마다 가격은 급등했다. 지난 1주일 동안 도지코인의 가격은 368.55% 상승했고, 올 들어서는 4000% 이상 급등하는 등 독보적인 상승률을 나타냈다.
도지코인의 장점은 접근성에 있다. 이미 오를 대로 올라버린 다른 코인과 달리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값이 싸다. 도지코인은 미국 거래소에서는 390원, 한국거래소에서는 44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발행도 무제한이기 때문에 거래량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도지코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도지코인이 가치가 있어 투자하는 종목이 아닌 가격이 오르면 팔 생각으로 투기하는 데 불과해, 묻지마 투자를 감행할 시 결국 돈을 잃게 될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옹호론자인 가상화폐 투자업체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CEO는 지난 16일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도지코인 매수는 목적 없는 투자와 마찬가지”라며 “기관의 공매도에 대항한다는 목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비이성적으로 몰렸던 게임스톱 사태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영국 투자업체 프리트레이드의 데이비드 킴벌리 연구원도 현지시간 18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투자에서 맹목적으로 시장 흐름을 좇는 ‘더 큰 바보 이론’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두가 이런 행동을 한다면 결국 거품은 터질 수밖에 없으며 그 시기가 언제일지 예측도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