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임 발생해 소비자들 불만…과징금 약 4억 원
LG전자가 자사의 의류건조기를 과장 광고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물게 됐다. 경기 고양시의 한 가전매장에 전시중인 LG전자 빨래건조기로 본 기사와 무관함. 사진=최준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LG전자가 전기 의류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의 성능과 효과, 작동 조건을 거짓·과장해 광고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억 9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문제가 된 부분은 건조기 핵심부품인 콘덴서다. 건조기 내에 위치해 습한 공기를 물로 응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면 건조효율이 저하되는 등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사용자가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LG전자는 2017년 1월부터 2019년 7월까지 TV와 디지털 광고, 오픈마켓과 온라인 대표 사이트 등을 통해 자사 의류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을 광고하면서 자동 세척 기능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번거롭게 직접 청소할 필요 없이 콘덴서를 자동으로 세척해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 “알아서 완벽 관리”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또 작동 조건에 대해 “건조 시마다 자동세척”, “건조기를 사용할 때마다 콘덴서를 자동 세척” 등이라고 표현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광고가 거짓이나 과장이었다고 판단했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한국소비자원에 자동세척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기기 안에 먼지가 낀다는 민원을 넣었다. 소비자원은 조사에 나서 문제를 확인한 뒤, 2019년 8월 LG전자에 콘덴서 먼지 쌓임 현상 방지 등에 대한 시정계획을 마련하고 무상 수리 등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광고 표현에 구체적인 수치를 기재하지 않더라도 제품의 성능·품질 등에 관한 광고일 경우 실증의 대상이며 이를 거짓·과장 광고한 행위가 법 위반임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제품의 성능·품질 등을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부당 표시·광고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고 신뢰할 수 있는 소비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이번 공정위 결정은 과거 광고 표현의 실증 여부에 관한 것이며 해당 광고는 이미 2019년 중단, 시정됐다”며 “모든 구매 고객에게 무상 업그레이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