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모호한 실거주 개념으로 국민 투기꾼 몰아선 안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사진=최준필 기자)
[일요신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실거주 2주택자 보호” 발언에 대해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동산 정책은 별장이나 2주택 보유자 배려보다, 무주택자를 위한 정책이 먼저’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오늘 이재명 지사의 페이스북 잘 봤습니다. 사실 저는 엊그제 이 지사의 ‘별장은 괜찮다’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이 지사의 주장과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집 없는 서민들은 ‘별장도 생필품’이라며 2주택자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이재명 지사의 주장에 허탈해하고 있습니다”라고 썼다.
이재명 지사는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실거주용 1주택 또는 2주택에 대해선 생필품에 준하는 보호를 해야 한다”며 “주택 정책의 핵심은 실거주용이냐 투기 수단이냐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다. 수도권 사는 사람이 별장을 만들어서 주말에 이용한다면 이건 2주택이라고 해서 제재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지난해 이재명 지사는 4급 이상 경기도 공무원에게 실거주 1주택 외 모두 처분을 권고함과 동시에 인사 불이익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던 분이 지금은 수도권 주민이 별장 개념으로 지방에 집을 하나 더 사는 것은 실거주로 보고 생필품에 준하는 보호를 해주자니요? 정책의 일관성 없이 왜 갑자기 주장이 달라졌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는 오늘은 또 1주택이라도 실거주가 아닌 사람은 다 투기꾼이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재명 지사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이재명 지사가 생각하는 실거주의 기준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서울 사는 사람이 지방에 집 하나를 더 사는 것은 실거주이고 생필품이라면서, 지방에 사는 사람이 서울에 집을 사는 것은 투기라니 무슨 말씀입니까? 그럼 지방 발령을 받아서 서울 집을 부득이하게 전세 놓고 지방에서 전세로 사는 사람, 아이가 학교에 진학할 때에 맞춰서 이사 갈 집을 전세를 끼고 미리 사 둔 사람은 투기꾼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이 지사는 2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택정책의 핵심은 실거주 보호와 투기 투자에 대한 부담 강화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강남 아파트를 갭투자로 보유하고 지방에서 전세로 사는 경우처럼 1주택이라도 비거주 임대용이라면 불로소득이 어렵도록 부담을 강화해야 집값이 안정됩니다. 내가 사는 도심의 집과 노부모가 사는 시골집 두 채를 가졌더라도 임대가 아닌 거주 목적이니 과중한 제재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실거주 기준에 대해 설명했었다.
박용진 의원은 “이처럼 모호한 실거주의 개념으로 국민을 투기꾼으로 몰아가서는 안 됩니다. 이재명 지사의 발언은 약자를 보호하자는 민주당의 가치, 우리가 지키려 노력해왔던 원칙을 훼손하는 발언입니다. 이재명 지사 식의 부동산 문제 접근은 결과적으로 부자 감세를 의미하기 때문에 정의롭지 못하고, 1주택 국민들도 투기꾼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부적절합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각자의 인생 계획 아래 미래를 대비하고, 더 잘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투기꾼으로 낙인찍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별장 가진 사람이나, 2주택 보유자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무주택자에게 적당한 가격과 조건으로 충분한 주택을 공급할 방안을 찾는 것입니다. 그 방향으로 함께 지혜를 모아나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제안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lithium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