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대상 많고 쟁점 다양, 이틀 회의 열릴 듯…오는 5월 말 제재 수준 결정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그룹의 ‘급식 일감몰아주기’ 혐의에 대한 제재 수준을 5월 말 결정한다. 이에 앞서 공정위와 삼성 사이 공방이 벌어질 전원회의는 이례적으로 이틀간 열린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2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5월 26일 전후해 전원회의를 열고 공정위 사무처(검찰 격)와 피심 기업인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의견을 참고해 제재 수준을 정한다.
공정거래위원장과 상임, 비상임위원 등 9인이 참여하는 전원회의는 격주 수요일마다 열리며 규모가 큰 제재 사안을 논의한다. 위원들이 결론을 내지 못해 다음 회의로 안건을 넘기는 경우가 아니면 통상 하루로 끝난다.
그러나 이번에는 제재 대상이 될 삼성 계열사가 많고 쟁점도 다양해 사무처와 삼성 사이의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회의도 이틀 연속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호그룹 계열사의 금호고속 부당지원 사건, 무혐의로 결론 난 한화그룹의 정보기술(IT)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과 관련한 회의가 이틀간 열린 바 있다.
사무처는 2018년부터 삼성그룹이 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를 부당 지원했는지를 조사해왔다. 삼성웰스토리는 국내 단체급식 시장 매출액 1위 회사인데, 공정위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내부 일감을 수의계약 형태로 받아 사세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삼성전자와의 수의계약 규모는 4408억 원에 달했고 2019년 기준으로는 매출액의 38.3%를 계열사 일감으로 올렸다. 공정위는 지난 1월 말 삼성웰스토리를 부당 지원한 삼성전자와 삼성SDI를 검찰에 고발하고 그룹 주요 계열사에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라는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등 8개 사는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열고 그동안 그룹 계열사에 수의계약으로 주던 구내식당 일감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돌리기로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수원과 기흥사업장 내 식당 2곳을 삼성웰스토리 대신 신세계푸드와 풀무원푸드앤컬처에 맡겼다.
삼성이 뒤늦게 식당 일감을 개방했지만,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과징금 감면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