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면역반응의 핵심 신호물질 농도 인지하는 센서 단백질 밝혀
김민갑교수 이상열교수 채호병박사(왼쪽부터)
[일요신문] 경상국립대학교(GNU·총장 권순기)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이상열 교수팀이 ‘활성산소종의 농도를 인지하는 센서 단백질이 식물체의 생육과 병 저항성을 관리·조절 한다’는 새로운 비밀을 밝혀냈다. 이는 식물의 병 저항성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연구 성과다.
이번 연구는 경상국립대 BK21 FOUR ‘농생명공학 글로컬인재 교육연구단’ 채호병 박사와 약학대학 김민갑 교수가 공동으로 수행한 것으로, 연구 결과는 이 분야 세계 최고의 학술지인 ‘몰레큘러 플랜트(Molecular plant)’ (2020년 식물과학 분야 랭킹 5위, IF=12.084) 5월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순수하게 경상국립대에서 이뤄낸 ‘토종 학자의 국내 연구결과’로, 경상국립대의 연구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증명한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또한 이 센서 단백질과 유전자의 활용 가능성이 무한하므로 산업적 가치가 대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특히 이 연구 결과는 병원균 침입에 저항성이 강한 내병성 작물개발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내병성 품종 개량의 새로운 원천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채호병 박사는 경상국립대 생화학과(98학번)를 졸업한 뒤 지도교수인 이상열 교수 연구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농생명공학 글로컬인재 교육연구단 소속 리서치펠로로서 여러 가지 독창적 연구를 수행해 매우 우수한 성과를 도출했다.
이 논문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병원균이 식물체에 침입할 때 식물체는 병원균 침입을 알리는 활성산소종(ROS; Reactive Oxygen Species)과 활성질소종(RNS; Reactive Nitrogen Species) 등 저분자물질을 생성함으로써 스스로 경고 신고를 만들어낸다.
또한 식물체는 활성산소종의 농도를 감지하는 센서 단백질(‘QSOX1’로 명명)을 통하여 식물체 내 병원균에 저항하는 면역체계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병원균을 제거하고 병원균에 대한 저항성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류가 직면한 심각한 환경 변화로부터 식량자원의 확보 차원에서 작물의 생육을 증진하거나 식물을 통한 유용한 물질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기술 개발에 응용할 수 있는 기초 기반 정보로서, 날로 치열해지는 생명과학 기술 개발에 매우 중요한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한다면 병원균 침입에 강한 내병성 작물개발 등이 가능하고, 실제 병 저항성을 갖는 우수한 품종 개발을 포함해 응용 가능성이 무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 ‘시스템합성 농생명공학사업단’ 연계사업의 연구비 지원으로 진행됐다.
논문을 지도한 이상열 교수는 “이번 논문을 주도적으로 연구한 채호병 박사는 연구에 대단한 집중력과 뛰어난 분석력을 보이는 매우 우수한 연구력을 가지고 있으며 성격도 활발하고 리더십도 뛰어나 앞으로 더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상열 교수팀은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스트레스로 생성되는 활성산소에 의해 그 기능이 조절되는 단백질의 특성과 식물의 스트레스 저항성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결과로 ‘셀(Cell)’ (2004)지에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빛 신호전달 활성인자인 HY5에 의한 소포체 스트레스 반응 조절기전을 밝혀 ‘미국 국립과학회지(PNAS)’(2017)에도 발표했다.
이 외에도 지금까지 연구한 많은 논문들을 ‘사이언스(Science)’,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 등 국제적 학술지에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연구결과를 이용한 특허를 등록하여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고 기술이전을 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상열 교수는 약 1000억 원(10년: 2011-2020)의 연구사업인 ‘시스템합성 농생명공학사업단’ 사업단장직을 수행했으며, 한국 최고의 생명과학 학술단체인 ‘한국 분자세포생물학회’ 학회장 (2015)을 역임했다. 2004년부터 우리나라 최고 석학단체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