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관련 증언 예정이던 후원회회계책임자 신문 오는 31일로 연기 / 김 의원 특보 이씨, 허리디스크 이유로 불참...검사 “과태료 부과해 달라”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선교 의원이 17일 9차 공판을 마치고 지지자들과 함께 여주지원을 나서고 있다.
[일요신문=여주·양평]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선교 국회의원(사진, 61, 여주시·양평군)에 대한 9차공판이 열렸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재판장 조정웅 부장판사)는 김선교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씨(여·48)에 대한 9차공판을 17일 오후 2시 101호 법정에서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사가 증인으로 신청한 지난 해 4.15 총선 당시 후원회회계책임자를 맡았던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됐으나 오는 31일 오전 10시로 연기됐다.
검사가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려고 하자 변호인 측에서 “이씨에 대한 반대신문이 3시간 정도 소요된다. 반대신문이 도중에 끊어지면 변론에 장애가 생긴다”며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검사 측은 “주신문이 2시간 정도 예정되긴 하지만 최대한 빨리 하겠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오늘 그대로 진행하자”는 입장을 밝혔으나, 재판부는 “검사 측 신문 2시간, 변호인 측 반대신문 3시간 등 5시간 이상이 소요되니 차라리 다음 기일에 오전부터 하루 종일 증인신문을 하자”며, 변호인 측 요구를 받아 들여 오는 31일 오전으로 증인신문 기일을 변경했다.
김 의원 특보 이씨 불참과 관련해서는 변호인 측은 의사 소견서처럼 보이는 문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고 “수술이 불가피해 수술을 해야 하는데 아직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출석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권 검사는 “특보 이씨에게 과태료를 부과해 달라. 증인으로 꼭 출석하게 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고, 재판부는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특보 이씨는 총선에서 김 의원 캠프의 선거홍보기획을 총괄했던 인물로, 후원회회계책임자로부터 불법후원금 잔액 311만원을 받아 갔으며 검찰은 이 돈이 김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잔액 311만원을 후원회회계책임자에게 다시 돌려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씨가 강상면 M카페와 옥천면 모 식당에서 대책회의를 주도하면서 양평사무소 회계책임자에 대한 경찰진술 번복 등 피고인들의 수사기관 조사에 임하는 과정에서 진술내용을 서로 맞추는 등 선거법 위반 혐의를 은닉하기 위한 추가 범행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후원회회계책임자 진술을 비롯해 김 의원 등 캠프관계자들의 통화내역과 문자, SNS 대화 내용, 휴대폰 위치 추적, 녹취록 등 증거를 확보한 후, 김 의원과 선거캠프 핵심관계자들이 공모하여 선거기간 중 불법후원금을 모금하여 집행한 혐의로 김 의원 등 56명을 기소했다.
이에 반해 변호인 측은 김 의원이 연루됐다는 직접 증거는 없으며, 김 의원에게 불만을 가진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와 이씨의 외삼촌(대선 회계책임자와 당협 사무국장)이 불만을 품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의 국선변호인은 공소 내용과 증거에 대해 “전반적으로 인정하되 김 의원 특보 이씨의 진술조서에 대해서는 입증취지를 부인한다”고 말했다.
31일 10차공판,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 증인신문
11차공판, 특보 이씨·선거대책본부장·선거홍보기획단장 증인신문 예정
다음 10차공판은 오는 31일 오전 10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10차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이 무산된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의 증인신문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후 11차공판에는 검찰이 신청한 김 의원 특보 이씨와 변호인 측이 신청한 선거대책본부장 한씨, 선거홍보기획단장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되어 있으나 신문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11차 공판을 끝으로 김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마무리 될 예정이다.
선거대책본부장 한씨와 선거홍보기획단장 이씨, 후원회 회계책임자 이씨 등 3명에 대한 공판이 1~2회 정도 더 이어진 후 총선 당시 당협운영위원장 등 운영위원 11명과 유세단장 이씨(현 운영위원장), 유세차량 운전기사, 선거연설원 3명, 선거운동원 35명 등 나머지 51명에 대한 공판은 추가 심리 없이 진행될 예정으로 7월 안에 1심 결심공판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 의원은 지난 해 4.15 총선 기간 연간 1억5천만 원으로 정해진 후원금 액수를 초과해 66회에 걸쳐 총 4,771만 원을 모금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초과 모금한 후원금 등을 선거비용으로 사용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회계책임자 경씨는 여주시선관위에 회계보고를 하면서 자신의 밀린 급여 200만원과 450만원, 홍보동영상 200만원, SNS홍보비용 700만원, 선거사무원 36명 1,508만원 등 3,058만원 상당의 선거비용 지출내역을 누락해 정치자금법 위반(허위 회계보고) 혐의로 김 의원과 함께 기소됐다.
김 의원 100만원 이상, 회계책임자 경씨 300만원 이상 벌금시 당선무효
일부 기자들 “대형로펌에 의한 황제 재판이냐...재판 지연에 실망”
선출직 공무원인 김 의원이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받거나 회계 책임자 경씨가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받으면 당선무효 처리된다.
한편, 이날 증인신문이 무산되면서 재판이 지연되자 공판을 지켜 본 10여명의 기자들 사이에선 “이미 2주전에 증인신문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당일 출석해서야 ‘반대신문시간이 길다’며 난색을 표하는 것은 변호인 측에서 재판을 일부러 미루려는 것 아니냐”, “김 의원 특보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변호인 측에서 회피하는 것처럼 보여 마치 거대 로펌에 의한 황제 재판 같다”는 비아냥마저 나왔다. 마치 재판을 길게 끌려는 듯한 태도에 따른 실망의 목소리다.
김선교 의원 측은 현재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려 검찰에 맞서고 있다. 김 의원은 대검차장 출신인 봉욱 변호사를 비롯해 법무법인 소백과 법무법인 청림, 원길연 변호사, 대형 법무법인 세종 등으로 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세종 윤재윤 변호사는 앞서 김 의원의 2014년 양평군수 선거에서의 선거법위반 변호를 맡기도 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사범의 경우 1심 재판은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반드시 마쳐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검찰은 김 의원 등 56명을 지난 10월 8일 기소해 4월 8일까지 1심 선고를 마쳐야 하나 현재대로라면 8개월 이상 재판이 지연된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ypsd1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