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 빨라지고 생리혈 양도 많아져…과학계 연구 중
생리가 중단된 폐경기 여성 일부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난 뒤 다시 생리를 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속 백신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공동취재단
1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일부 폐경기 여성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생리가 다시 시작되는 예상치 못한 일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도 평소보다 생리를 빨리 시작하거나 생리혈의 양이 많아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접종자가 나타나 연구팀이 예의주시 중이다.
아직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비정상적인 생리 증상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한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관련 사례가 점점 늘면서 과학자들은 보고서를 조사하고 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역학전문가 팀 스펙터 교수는 백신 접종 후의 증상을 추적하는 애플리케이션(앱) ‘ZOE’를 통해 여성의 생리와 관련한 백신 부작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스펙터 교수는 백신과 생리 부작용 간 인과성이 명확한 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폐경기 여성 중 생리와 관련된 부작용을 신고한 약 6000명 중 몇백 건의 사례만이 보고되고 있어 소수에 불과하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더 많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의 생리와 관련된 백신 부작용이 진짜인지 아니면 ‘통계학적인 문제’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일리노이 대학의 의료 인류학자 케이트 클렌시 박사는 모더나 백신을 맞은 후 생리와 관련된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백신 접중 이후 비정상적으로 생리혈의 양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클렌시 박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폐경기는 아니지만 모더나 백신을 첫 번째로 투여한 후 2주도 안 돼 생리가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고 생리혈의 양도 더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후 박사와 비슷한 현상을 겪은 수백 명의 여성들이 자신에게 일어난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클렌시 박사는 코로나19 백신과 여성의 생리주기가 과학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설문조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결과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의료진들은 코로나19 백신과 생리 사이에 연관성이 있더라도 생식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학자 빅토리아 메일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신 접종은 인체에 병원체를 투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인체에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며 여성들의 생리 불균형 문제도 이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부작용이 영구적이거나 우려할만 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어떤 증거도 없다”며 유산이나 불임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