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관련’ 가세연 폭로와 ‘버닝썬 여배우’ 폭로에 “날 죽이려 작정했나” 맞서
SNS를 통한 활발한 입장 표명도 눈에 띈다. 보통 연예인들이 부정적인 루머에 휘말릴 경우 논란의 확대 재생산을 우려해 말을 아끼거나, 법률대리인을 고용해 법적 대응에 나서는 방법을 쓰지만 한예슬의 선택은 다르다. 거짓 폭로를 그대로 두고 보지 않겠다는 한예슬의 대처법이 주목받고 있다.
#‘연인은 화류계 출신’ 루머
루머의 시작은 특정 성향으로 자주 논란을 빚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서 촉발했다. 한예슬이 최근 열 살 연하의 남자친구를 직접 소개하자, 즉각 ‘남자친구의 정체를 공개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해당 채널 출연진들은 방송을 통해 “한예슬의 남자친구는 ‘비스티 보이즈’”라고 주장했다. ‘비스티 보이즈’는 2008년 윤종빈 감독이 연출한 동명 영화의 제목으로, 서울 청담동 일대에서 생활하는 남성 접대부, 호스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즉 화류계 출신이라는 뜻이다.
한예슬의 남자친구는 연극배우 경력을 가진 연기자 류성재다. ‘운빨 로맨스’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등 연극 무대를 경험한 그는 2018년 이후 연기 활동은 멈춘 상태다. 때문에 대중은 물론 연예계에서도 인지도가 거의 없는 인물이다. 한예슬과의 교제가 연예계 안팎에서도 알려지지 않은 이유이다.
톱스타의 교제 사실은 보통 몰래 찍힌 사진이나 열애설 기사를 통해 ‘타의’에 의해 알려지기 마련이지만 한예슬은 이마저도 달랐다. 최근 SNS를 통해 연인의 존재를 직접 알리고 사진까지 공개해 화제가 됐다. 열 살 연상연하 커플이란 사실에서도 가뜩이나 이목이 집중된 상태에서 유튜버의 근거 없는 폭로는 그야말로 기름을 제대로 부은 꼴이 됐다.
근거 없는 폭로로 점철된 유튜버들의 공격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한예슬을 이른바 ‘버닝썬 사건 여배우’로 지목해 루머의 2차전을 시작했다. ‘버닝썬 사건’은 2019년 3월 강남구의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을 계기로 빅뱅의 전 멤버 승리를 중심으로 유명인들의 마약, 성범죄, 불법 촬영물 공유 등이 드러나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다.
당시 수사가 진행될 무렵 ‘버닝썬을 드나든 여배우가 있었다’는 루머가 확산됐지만 그 진위가 드러나지 않아 그저 소문으로만 남았다. 그로부터 2년여가 흐른 뒤 느닷없이 ‘버닝썬 사건 여배우’로 지목되자, 한예슬은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듯 맞불을 놨다.
한예슬은 SNS를 통해 “내가 은퇴하길 바라는 것인가”라며 “20년간 연예계에서 쌓아온 커리어, 이미지가 이런 방송으로 타격을 입는데 손해배상을 해줄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라시’, 가십에 대해 많이 들어도 직업(연예인)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 이번 일은 나를 죽이려 작정하고 공격하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부당한 공격에 굴하지 않는 솔직한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발언이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당시 클럽에 있던 여배우로 한예슬을 지목하면서도 정작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더 큰 빈축을 샀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향한 악의적인 공격이란 비판도 일었다. 이쯤 되자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한 쪽은 한예슬이다. 3년 동안 몸담은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끝내자마자 온갖 루머가 확산된 상황에 의구심을 드러내면서 “최근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됐는데 일종의 보복이라는 생각도 든다”는 맞대응도 불사했다.
#병원 상대로 의료과실 밝힌 전력
2001년 슈퍼모델로 데뷔해 올해 연예계 활동 20년을 맞은 한예슬은 당당한 행보를 거듭했다. 공개 연애도 처음은 아니다. 2013년 작곡가 테디(본명 박홍준)와 교제를 시작해 4년 동안 연예계 대표 공개 연인으로 주목받았다. 결별한 뒤에도 아낌없이 사랑했다고 털어놓으면서 그의 이름을 문신으로도 새겼다. “아름다운 시간, 소중했던 추억, 내가 걸어왔던 길”이라는 이유였다. 돌발 행동으로도 비치지만 설득력 있는 설명으로 늘 팬들의 지지를 얻었다.
과거 병원 치료 과정에서 입은 피해를 통해 의료과실을 인정하도록 이끈 사례도 유명하다. 한예슬은 2018년 서울 강남의 차병원에서 지방종 제거 수술을 받다가 수술 부위가 악화한 사실을 공개한 뒤 병원이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도록 만들었다. 아무리 유명인이라고 해도 환자 입장에서 대형 병원을 상대로 의료과실을 인정하게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결과인 만큼 당시 한예슬의 행동은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의료사고에 대한 법과 제도 보완’을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르는 후속 효과도 나타났다.
이미지 관리를 우선하는 톱스타, 특히 여성 연예인들의 현실을 감안하면 무엇이든 감추지 않고 맞서는 한예슬의 태도는 오히려 대중의 호감을 높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재 팬들은 자발적으로 남자친구 및 버닝썬 관련 루머를 확대 재생산해 유포하는 이들의 악성 게시글을 모으고 있다. 향후 법적 대응에 필요한 증거 자료를 수집하는 차원이다.
한예슬은 각종 루머를 딛고 새로운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마무리 짓고 현재 배우 조여정 등이 소속된 높은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논의를 최종 조율 중이다. 이를 마무리하는 대로 드라마 등 연기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해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