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정 있었을까? 신작 ‘당신 얼굴 앞에서’에선 배우 아닌 스태프로 참여
2018년 2월에 폐막한 제68회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풀잎들’이 초청됐지만 김민희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결별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 ‘도망친 여자’가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받을 당시에는 두 사람이 동행했다. 사진=영화 ‘도망친 여자’ 홍보 스틸 컷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 스캔들이 터진 것은 2016년 6월이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함께 작업하며 불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의 관계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개봉을 앞두고 결국 스캔들로 비화됐다. 그리고 9개월여 뒤인 2017년 3월 홍 감독은 공개 석상에서 “서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며 당당하게 불륜 사실을 공개했다. 그리고 1년여 뒤인 2018년 3월 결별설이 불거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이 됐다.
홍상수 감독은 스캔들이 불거지고 5개월 뒤인 2016년 11월 현 부인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신청을 냈다. 그 뒤인 2017년 3월 불륜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홍상수 감독의 이혼조정신청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현 부인은 2018년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시작하며 ‘이혼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2019년 6월 14일 서울가정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그렇게 홍 감독과 현 부인은 결혼 관계는 유지됐다. 이에 홍 감독 측은 “이혼소송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혼인 생활이 완전히 종료됐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사회적 여건이 갖춰지면 다시 법원의 확인을 받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근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 알려졌다. ‘스타뉴스’는 홍상수 감독이 26번째 장편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를 곧 공개한다고 단독 보도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여주인공이 김민희가 아닌 이혜영이라는 점이다. 홍 감독은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함께 작업하며 김민희와 불륜에 빠진 뒤 8편의 영화에서 연속적으로 김민희를 출연시켜왔다. ‘그후’ ‘강변호텔’ 등의 영화에서는 김민희가 주연이 아닌 조연을 맡았지만 남자배우가 단독 주연인 영화일 뿐 김민희를 대신하는 여자 주연이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최근작인 ‘인트로덕션’의 경우 김민희가 주연배우이기는 하지만 예지원, 서영화, 조윤희 등의 여배우와 공동 주연이었던 터라 어느 정도의 변화는 감지됐다. 그리고 ‘당신 얼굴 앞에서’에서는 아예 이혜영이 주연을 맡았고 김민희는 출연조차 하지 않았다. 8편의 영화를 함께 작업하며 홍상수 감독의 뮤즈로 불리기도 했던 김민희가 9번째 영화에서 비로소 빠진 것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김민희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 정도가 결별설을 부추긴 것에 비하면 훨씬 의미 있는 정황이다. 또 다시 결별설이 불거질 만한 상황이 연출됐고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결별 의혹도 제기하고 있지만 영화계의 시선은 오히려 정반대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여전히 함께 영화를 만들고 있다. ‘인트로덕션’에서도 배우 겸 프로덕션 매니저로 이름을 올린 김민희는 이번 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에서도 스태프로는 참여했다. 사진=영화 ‘도망친 여자’ 홍보 스틸 컷
‘당신 얼굴 앞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가장 최근 개봉작이지만 가장 최근 제작된 영화는 아니다. 2020년 상반기에 촬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는 2021년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각본상을 받은 ‘인트로덕션’ 촬영보다 빠른 시기다. 홍 감독 영화에 김민희가 출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의미를 가질 순 있지만, 이미 그 다음 촬영 영화인 ‘인트로덕션’에 다시 출연한 만큼 그 의미는 퇴색했다.
또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여전히 함께 영화를 만들고 있다. ‘인트로덕션’에서 배우 겸 프로덕션 매니저로 이름을 올린 김민희는 이번 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에서는 스태프로 참여했다. 배우로 출연하지 않았을 뿐 두 사람은 여전히 영화 작업을 함께하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감독과 배우로 만난 인연이지만 영화 작업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이제는 감독과 스태프로 인연이 계속되고 있다”며 “여전히 김민희는 홍 감독의 영화에 영감을 불어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배우가 아닌 스태프로 함께한다는 부분이 어쩌면 더욱 더 영화적인 공감대가 깊어졌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계에서는 홍 감독의 차기작에서는 다시 김민희가 주인공으로 출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당신 얼굴 앞에서’에 출연하지 않은 김민희가 그 다음에 촬영에 들어간 ‘인트로덕션’에는 분량이 적은 공동 주연으로 출연했다. ‘도망친 여자’ 촬영이 끝난 뒤부터 ‘당신 얼굴 앞에서’를 촬영할 즈음까지 김민희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영화 촬영이 어려워 잠시 배우가 아닌 스태프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함께했을 수 있다는 추측을 기반으로 한다. ‘인트로덕션’을 통해 다시 촬영을 재개한 만큼 김민희가 홍 감독의 차기작에서는 또 다시 원톱 여자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영화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