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끌어내리려면 이런 ‘양념’ 필요” 발언도…사실 확인 의무 다 했다 볼 수 없어
25일 오전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부장판사 박창희) 심리로 열린 김 씨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 전 장관은 "제가 어떤 특정 여배우를 후원했다는 주장은 허위"라며 "(김 씨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는 제게 사실 확인을 한 적이 없었다"라며 "허위사실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고 피해자인 제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다시 한 번 말해서 저로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증인신문에서 김 씨 측 변호인은 조 전 장관과 언급된 특정 여배우와의 관계를 지목해 질문을 이어나갔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해당 배우와 만남 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연락을 한 적 없어 김 씨의 주장이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또 변호인은 김 씨가 유튜브를 통해 주장한 여배우에 대한 후원은 단순한 금전적인 후원일 수 있다는 취지이며, 이런 발언이 (조 전 장관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조 전 장관은 "그 영상에서 김 씨가 '자극적 양념을 치겠다' '조국을 반드시 끌어내려야겠다'고 말한다. 그런 발언이 선의 혹은 칭찬이라고 생각하나.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 씨는 2019년 8월 25일 유튜브 채널 '김용호 연예부장'에서 조 전 장관이 밀어준 여배우가 있다고 발언해 조 전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김 씨는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던 모 여배우가 갑자기 작품도 많이 찍고, CF 광고도 많이 찍었다" "조 전 장관이 이 여배우가 여러 작품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졸지에 실명까지 거론되며 피해를 입은 배우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온라인, SNS, 동영상 플랫폼 등을 통해 유포된 동영상에서 언급되는 정치인 후원 여배우는 본인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이후 조 전 장관이 김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자 김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때 우리는 조국을 확실히 처리했어야 했다. 여지를 남겨 놓았으니 이렇게 살아 남아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며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존버(그냥 버티기) 해야 하는 시기다. 힘을 달라"며 지지를 요청했다. 조 전 장관은 이 글을 캡처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뒤 "(김 씨가)반성은 커녕 이런 글을 올렸다. 자신의 악의를 자백하는 글"이라고 썼다.
검찰은 김 씨의 영상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해 지난 2020년 12월 24일 김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2월 열린 첫 공판에서 김 씨는 문제의 방송이 공익적 목적이 크며 방송 당시 사실이라고 믿었고 충실한 취재가 뒷받침된 것으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씨는 뉴시스, 스포츠월드 등을 거친 연예부 기자 출신 유튜버로 강용석 변호사, 김세의 전 MBC 기자 등 극우 인사들과 함께 '가로세로연구소' '김용호 연예부장' 등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우 한예슬의 새 남자친구를 두고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방송을 하면서 한예슬로부터 직접 저격을 당하기도 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