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여 씨, 선감학원 사건 등도 포함…최대 4년까지 활동
진실화해위원회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6층 대회의실에서 제8차 전체회의를 열고 2020년 12월 위원회 출범 이후 접수된 사건들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위원회에 접수된 진상규명 사건은 총 3636건이며 이 가운데 의결된 건은 328건이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하고 해산한 1기 위원회에서 규명되지 않은 사건과 최근 새롭게 드러난 인권침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요구에 힘입어 구성됐다. 위원회는 일제강점기 이후부터 권위주의 통치 때까지 이루어진 인권침해 사안 등에 대해 조사한다.
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사건은 원칙상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재심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다뤄질 수 있다. 사건 신청은 2022년 12월 9일 마감된다.
조사 대상에는 형제복지원 사건,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실미도 사건, 이춘재 사건 용의자 인권침해 사건, 서산개척단 사건, 울산 국민보도연맹 사건 등이 포함됐다.
사건 신청인 수는 형제복지원 사건이 303명, 서산개척단 사건이 281명으로 많았고 전교조 탄압사건과 강제징집 및 녹화·선도공작 사건, 선감학원 사건이 각 247명, 134명, 132명으로 뒤를 이었다. 과거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불리던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진상규명 신청은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한 윤성여씨를 비롯한 7명이 함께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에 따르면 진상규명활동은 최대 4년이 보장된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최초의 진실규명 조사개시 결정일 이후 3년간 진실규명활동을 하고, 필요한 경우 1년을 연장할 수 있다.
정근식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첫걸음을 조금 더디게 뗀 만큼 앞으로 잰걸음으로 진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히 형제복지원·서산개척단·선감학원 등 3건에 대해 “비약적인 인권 감수성 발전에 따라 새롭게 제기된 사건들”이라며 “사망자가 상당한 수에 이르고 소문으로 떠돌고 있는 것을 유해를 통해 확인하면서 규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일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신청된 사건 수에 대비해 조사관 인력이 부족하다는 질의에도 답했다. 그는 “신청 추세로 보면 주어진 인원으로 기한 내 조사 완료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다”며 “추이를 보면서 정부 부처와 상의해 인원을 늘리는 방안을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의 직원 정원은 180여명이며 현재 130명가량 충원된 상태다.
김영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