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모바일 게임 없이 구글·애플과 격차 좁히기 한계…ADT캡스 역시 낮은 점유율 한계
#구글·애플과 격차 줄일 '재료'가…
SK텔레콤은 연내 인적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10월 주주총회를 열고, 11월경 분할된 각 회사를 재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4월 14일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SKT 존속회사)와 중간지주사인 ICT투자전문회사(SKT 신설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공식화했다.
이 같은 계획의 핵심 축이 자회사 IPO다. ICT투자전문회사는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원스토어, ADT캡스 등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수익창출-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존속회사는 SK브로드밴드 등 이동통신 관련 자회사를 두고 통신사업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신사업을 확대한다.
원스토어가 첫 스타트를 끊는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하반기 기업공개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9월 NH투자증권과 KB증권, SK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상장 전 국내외 투자자들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쓰고 있다. 6월 1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도이치텔레콤으로부터 총 168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3월에는 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2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사측에서 기대하는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을 넘어설지는 미지수다. 원스토어는 2016년 6월 출범 이후 실적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진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552억 원, 영업손실은 9억 5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9억 5247만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앱마켓 업계 1·2위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와 격차도 상당하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앱 매출액(7조 5215억 원) 중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한 매출액이 5조 47억 원(66.5%)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애플 앱스토어 1조 6180억 원(21.5%), 원스토어 8826억 원(11.7%) 순으로 추산됐다.
구글·애플보다 수수료를 10% 낮췄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 7월 원스토어는 수수료를 20%로 낮췄다.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면 5%로 인하했다. 지난해는 중소기업 1만 6000개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10%까지 인하했다. 감면 혜택 규모만 1000억 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중소기업은 앱·콘텐츠 개발, 자금, 서비스 역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개발·배포가 상대적으로 쉬운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우선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성장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우선 전체 앱 매출액의 58.3%(4조 5476억 원)를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을 입점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내 대형 게임사인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원스토어에 게임을 입점 및 출시하지 않고 있다. 넥슨만 ‘피파온라인’, ‘바람의 나라: 연' 등 일부 게임을 원스토어에 입점과 출시하고 있다. 원스토어의 현재 게임 매출 대부분은 중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최근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사업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탈출구를 찾고 있다. 장르 소설 전문출판사인 ‘로크미디어’를 인수했고, 예스24와 콘텐츠 스튜디오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문제는 웹툰·출판 분야마저 구글·애플 점유율이 90%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원스토어 관계자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과 관련해서는 시장에서 평가할 부분”이라며 “상장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답변드릴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2위가 1위보다 ‘몸값’이 높다고요?
IPO 두 번째 주자로 물망에 오르는 곳은 ADT캡스다. 지난 5월 ADT캡스는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경쟁 프리젠테이션(PT)을 마쳤으며 상장 주관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앞서 3월 ADT캡스와 SK인포섹은 합병을 완료하고 통합법인으로 출범했다.
SK텔레콤이 목표로 하는 ADT캡스 기업가치는 6조 원에 달한다. 6월 1일 기준 국내 보안업계 점유율 60%대로 1위인 에스원의 시가총액은 3조 원 수준이다.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20배다. 지난해 매출은 2조 2233억 원, 당기순이익은 142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합병 전 ADT캡스와 SK인포섹의 매출액 합계는 1조 1500억여 원, 당기순이익은 1130억여 원이었다. PER 20배로 단순 계산하면 ADT캡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2조 2600억 원에 그친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상장 전 풀어야 할 숙제다. 내수 시장으로 한정된 보안업체 특성을 고려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일 ADT캡스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클라우드 보안 사업 강화 △융합보안의 전문화 △신규사업 기획 및 지원 체계 고도화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홈 보안, 무인화, 산업안전, 시니어 및 사회적 약자 등 라이프 케어 플랫폼을 신규 사업 모델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ADT캡스는 에스원과 점유율 차이가 크다. 단기간 내 따라잡기 쉽지 않다”며 “다만 SK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있고, 실적 성장 속도가 빠르다. 보안업체들이 B2B 사업 이외에 B2C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긴 쉽지 않다. 만약 ADT캡스가 SK텔레콤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로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면 그 부분을 강점으로 볼 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ADT캡스 관계자는 “에스원과 비교할 수 있는 부문은 물리 보안사업부 하나다. 현재 ADT캡스는 SK인포섹과 합병을 통해 물리 보안에 정보 보안, 신사업까지 합쳐진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라며 “지난해 정보 보안과 신사업 매출이 전체의 30%를 차지했고, 그 비중이 올해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