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선동·무능·카르텔’ 강경 단어 조합으로 문재인 정부 직격 비판한 윤석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선언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 ‘돌직구’를 날렸다. 윤 전 총장은 “4년 전 문재인 정권은 국민들의 기대와 여망으로 출범했다”면서 문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를 언급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와 ‘특권과 반칙 없는 나라’라는 문구였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우리 모두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그 동안 어땠느냐”고 반문했다. 작심 비판의 포문을 연 질문이었다.
윤 전 총장은 소득주도성장, 주택정책, 탈원전정책 등 문재인 정부 핵심 정책들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청년,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저임금 근로자들이 고통받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국민을 내편 네편으로 갈라 상식과 공정, 법치를 내팽겨쳐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민을 좌절과 분노에 빠뜨렸다”면서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면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약탈’이라는 강도 높은 발언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공식화한 셈이다.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가) 우리 헌법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고 한다”면서 “민주주의는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며 자유는 정부의 권력에 한계를 그어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고 전제”라고 했다. 자유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도대체 이 정권은 어떤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이냐”고 물으며 “도저히 이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정부를 비판하는 수위는 선언문 발표가 시작된 이후 지속해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윤 전 총장은 “국민들이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오만하게 법과 상식을 짓밟는 정권에게 공정과 자유민주주의를 바라고 혁신을 기대하는 건 망상”이라면서 “현재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을 고통에 신음하게 만드는 정치세력은 새로운 기술 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대처할 능력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더 이상 이들의 기만과 거짓 선동에 속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 여기에 동의하는 국민은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
선동, 약탈, 무능 등 수위 높은 단어 선택을 바탕으로 정권교체 필요성을 역설한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의 정부 비판은 이후 절정에 도달했다.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개악과 파괴를 개혁이라 말하고, 독재와 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의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돼 국민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권교체를 못하면 ‘부패완판’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면서 “정권교체를 해야 빼앗긴 국민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공격적인 선언문 구조에 야권 관계자들도 적잖이 놀란 기색을 보였다. 전직 국민의힘 당직자는 “예상한 것보다 수위가 몇 곱절은 쎈 그런 선언문이었다”면서 “자유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한 수위 높은 비판이 숨쉴틈 없이 몰아치는 선언문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야권 대선 캠프 관계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예상보다 화끈한 정치 데뷔전을 펼쳤다고 본다”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단어 선택이 직설적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울 만큼 노골적으로 담겨 있어 적잖이 놀랐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선언문 내용 자체는 윤 전 총장이 자신이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검찰총장이라는 프레임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 “향후 보수 진영 지지층 결집과 더불어 중도층 유입에도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요소요소에 하고 싶은 말은 다한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이 정도면 대권 출사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선전포고가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