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수도권 일극화 현상 심화로 사회·경제·문화적 불평등 심각’ 지적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전국 국·공·사립 문화기반시설의 36%가 수도권에 건립돼 있으며, 이 가운데 국립문화시설만 한정할 경우 48%가 수도권에 있다.
박물관 소장품의 경우 56.1%가 수도권에서 관리되며, 박물관에서 근무하는 학예직 인력은 56.3%가 수도권에 배치된 실정이다. 이를 분석하면 수도권에는 대형시설이, 지방에는 소형시설이 운영됨을 알 수 있다.
최근 10년간 세워진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을 살펴보면 총 21곳 중 38%인 8곳이 수도권에 있고, 올해 완공될 국립세계문자박물관과 2024년에 지어질 국립한국문학관도 각각 인천과 서울에 건립예정인 만큼 수도권 문화집중 현상은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문화집중을 비롯한 수도권 일극화 현상으로 인해 사람, 재화, 물자 등이 중앙으로 몰려 많은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지방은 심각한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음에도,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건희 미술관을 수도권에 건립하려는 중앙집권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수도권 국민도 수도권과 비슷한 수준의 문화·예술을 향유할 권리는 보장돼야 하며, 문화를 포함한 사회·정치·경제적 분권의 이행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제시되고 이행돼야 할 핵심적인 가치라는 게 부산시의 입장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건희 미술관의 건립부지 결정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인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실천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공모절차를 거쳐 이건희 미술관을 비수도권에 건립함으로써, 이제는 ‘지역’과 ‘지방’이라는 단어가 ‘차별’과 ‘소외’를 내포하는 단어가 아닌, 단순한 공간적 특성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