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교환사채 이어 SK멀티유틸리티 49% 매각…연결기준 적자 속 리사이클 투자 확대

앞서 SK케미칼은 지난해 하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활용한 2200억 규모 교환사채도 발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보유 주식을 직접 매각한 것은 아니지만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먼저 현금을 확보하고 향후 투자자가 교환권을 행사하면 현금 상환 대신 보유 주식을 넘기는 방식이다. 자회사 지분을 활용해 차입 부담을 낮추고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셈이다.
SK케미칼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3857억 원, 영업이익 212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을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 6559억 원에도 영업손실 189억 원, 분기순손실 261억 원을 냈다. 별도 흑자에도 자회사 부진이 연결 손익을 끌어내린 셈이다.
연결 손익을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 부진이 꼽힌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뒤 백신 수요가 줄었고 신규 백신 관련 연구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장 비용은 계속되고 있다. 투자 대비 성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다. 모회사인 SK케미칼 입장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하는 데 따른 성장 기대보다 이를 활용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선택지가 더 현실적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5월에 낸 보고서에서 SK케미칼의 자회사 지분에 대한 순자산가치 할인율을 기존 90%에서 95%로 확대했다. 순자산가치 할인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SK케미칼이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자회사 지분 가치가 시장에서 더 보수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 부진이 SK케미칼 주가를 눌러온 만큼 향후 투자자들이 자회사 지분 활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SK멀티유틸리티도 신규 발전소 가동은 본격화됐지만 가스 가격 상승과 전력도매가격 중심 판매 구조로 수익성이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6월부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효과로 기업과 직접 전력구매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되면 전기 판매 단가가 올라 3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케미칼이 자회사 지분 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현금은 리사이클 소재 등 친환경 화학 사업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SK케미칼은 화학사업에서 재활용이 어려웠던 소재까지 리사이클 범위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울산에서는 리사이클 이노베이션 센터를 구축해 산업군별 소재를 순환 재활용하는 기술과 상업 생산성을 시험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피드스톡 이노베이션 센터를 두고 하반기부터 기존에 재활용이 어려웠던 소재의 재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리사이클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해 투자 재원 확보 차원으로 지분 유동화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 투자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유럽을 중심으로 재활용 소재 사용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재활용 소재는 기존 석유화학 소재 대비 프리미엄이 인정되는 영역도 있어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