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광역단체 12곳 승리했지만 서울 고배 뼈아파…국힘 ‘보수 심장’ 대구·경남 앞섰지만 부산시장 뺏겨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부산과 강원, 인천, 대전, 울산, 세종, 충북, 충남을 국민의힘으로부터 수복했다. 부산과 강원은 앞서 KBS·MBC·SBS 등 방송 3사가 진행한 출구조사에서 경합지로 분류됐다. 치열한 접전 끝에 전재수 당선인은 50.52%를 득표, 박형준 후보(47.90%)를 4만여 표 차이로 꺾고 5년 만에 부산시장직을 되찾아왔다. 중진 정치인 간의 맞대결이었던 강원지사 선거에선 우상호 당선인이 51.81%를 얻으며, 48.18%의 김진태 후보를 상대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울산시장 선거는 경합 끝에 김상욱 당선인이 48.73%를 득표, 현역시장 김두겸 후보(45.74%)에 승리했다. 이외에 인천시장 박찬대 당선인(52.84%) 대전시장 허태정 당선인(53.48%) 세종시장 조상호 당선인(61.03%) 충북지사 신용한 당선인(54.57%) 충남지사 박수현 당선인(52.53%) 등은 현역 국민의힘 후보를 5%포인트(p) 이상 격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지역을 다시 파란색으로 물들였다.
민주당은 ‘텃밭’인 전북, 전남·광주를 비롯해 경기, 제주 지역 수성에 성공했다. 경기도에서는 추미애 당선인이 55.04%를 득표하며, 양향자 후보를 100만 표 이상 차이로 압승했다. 이로써 추 당선인은 ‘여성 최초 광역단체장’의 타이틀을 갖게 됐다. 민형배 당선인은 79.01%의 득표율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시장 자리에 앉게 됐다. 제주 위성곤 당선인 역시 63.11%를 득표하며 여유 있게 당선됐다.
전북지사의 경우 출구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이원택 당선인과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관영 후보의 경합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이 당선인이 51.22%를 득표하며 김 후보를 9%p 넘는 차이로 승리하는 결과가 나왔다.

경남지사의 경우 민주당에선 전직 경남지사 출신의 김경수 후보가 나서며 박완수 당선인이 재선 도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개표 중반부터 박 당선인이 김 후보에 3%p 내외의 격차를 계속 유지하더니, 최종적으로 51.28% 대 48.71%의 2.57%p 차이로 승리해 재선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거론된 서울시장을 사수해내며 큰 수확을 얻었다. 당초 출구조사에서는 정원오 후보(51.4%)가 오세훈 당선인(46.0%)을 5.4%p 앞선다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실제 개표 진행과정에서 정 후보는 오 당선인에 선두 자리를 거의 내주지 않았다. 득표율 차이가 두 자릿수를 넘어갔다.
오 당선인 측에 패색이 짙어지던 새벽 5시쯤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새벽 7시가 넘어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가 발생했다. 이후 격차를 벌리기 시작한 오 당선인은 최종 득표율 49.15% 대 48.13%의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이로써 오 당선인은 전무후무한 ‘5선’ 서울시장으로 기록됐다.
서울시장을 탈환하지 못하면서 민주당으로서는 ‘미완의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여권 한 관계자는 “12 대 4 수치로 보면 분명 민주당 대승이 맞다. 하지만 반드시 뺏어와야 서울시장을 가져오는 데 실패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다.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울의 부동산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장 자리에 오세훈 당선인이 계속 앉아있게 되면서,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에 계속 태클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세훈 당선인은 6월 4일 연합뉴스와의 당선 인터뷰에서 서울의 최대 현안으로 전세 급감과 월세 폭등 등 ‘부동산 문제’를 꼽았다. 그러면서 “방향 전환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1년 뒤, 2년 뒤가 더 참혹한 부동산 참사로 이어질 것”이라며 “새 임기의 첫 주 국무회의에 참석해서 진심을 담아 대통령과 관계부서 장관님들에 민심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기자회견을 열고 “6·3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도 “다만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전했다.
기초단체장에서도 민주당이 우위를 점했다. 전국 기초단체장 227곳 중 민주당이 119곳, 국민의힘은 95곳을 확보했다. 조국혁신당 2곳, 무소속 후보는 11곳에서 당선됐다. 앞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45석, 민주당 63석을 얻은 것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무게의 균형추는 맞춰졌다는 평가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전체 25개 자치구 중 민주당이 17곳에서 승리했고, 국민의힘은 8곳을 차지했다. 인천 11개 구청장·군수 가운데 민주당이 8개를 가져갔고, 경기도 31곳 중에는 19곳을 확보하며 12곳의 국민의힘을 앞섰다. 대전 5개와 전북 14곳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전원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영남권 기초단체장에서 기반을 유지했다. 대구 내 9개 자리를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경북에서도 22곳 중 18곳을 확보했다. 나머지 4자리도 무소속 후보가 가져갔다. 시장으로 김상욱 당선인이 선출된 울산에서도 기초단체장은 5곳 중 4곳이 국민의힘 소속이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