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중대선거구 도입 외면, TV토론 실종 후보 검증 부족, 교육감 직선제 폐기 목소리도

특히 경기 시흥시장의 경우 인구 50만 명 이상 기초단체장이 무투표로 당선된 첫 번째 사례다. 보수정당 후보가 시흥시장에 후보를 내지 못한 것도 처음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출마할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무투표 당선은 선거 때마다 지적을 받았지만 줄어들기는커녕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정치권에선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가동, 이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군소정당들은 중대선거구제 도입, 비례대표 정수 확대 등을 요구해왔지만 거대 양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무투표 당선이 거대 양당 기득권 논리에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TV토론이 부실하게 이뤄져 유권자의 ‘알권리’가 침해됐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운동 기간 중 대통령선거는 3회 이상,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는 2회 이상, 시·도지사와 교육감 및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는 1회 이상 TV토론을 진행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도지사 후보들의 TV토론 횟수는 평균 1.2회인 것으로 집계됐다. 법적 의무 횟수는 간신히 넘겼지만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는 지적이다. 유튜브,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한 선거 유세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비교 검증하기엔 부족했다는 평이다.
서울시장 후보자 TV토론의 경우 5월 28일 밤 11시부터 29일 새벽 1시까지 딱 한차례 진행됐다. 사전투표가 5월 29일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후보 검증 시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TV토론이 한 차례만 진행된 적은 없다. 2010년 4회, 2014년 5회, 2018년 2회, 2022년 2회가 열렸다.
이기고 있는 후보들은 TV토론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후보들이 TV토론을 피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월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른바 ‘정원오 방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도지사 후보 TV토론을 최소 3회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5월 20일 TV토론을 최소 3회 이상 개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후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토론회에 불참할 경우, 그 사실을 투표소 및 사전투표소 입구에 게시해 유권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선거 기간 내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교육감 선거는 이번에도 깜깜이 선거로 치러졌다. 후보가 누군지도, 정책이 뭔지도 몰랐다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다. 교육에 대한 건설적인 토론은 실종됐고,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만 뜨겁게 벌어진 선거였다. 진영 내부 단일화 과정은 복마전, 그 자체였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의 ‘전과 이력’은 교육감 선거에 대한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교육감 예비후보자 명부에 따르면, 전국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 80명 가운데, 22명이 전과자였다. 전체 예비후보 중 27.5%에 해당한다(관련기사 “부끄러움은 교사의 몫” 이번에도 반복되는 교육감 선거 복마전).
2007년 교육감 직선제가 시작된 이후 이런 문제들은 어김없이 제기됐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현장에서 교육감만큼은 직선제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6월 4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측은 “선거는 끝났지만 교육에 대한 논의가 얼마나 충실하게 이루어졌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며 “교육감은 지역 교육의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선거 과정에서 후보의 교육 철학과 정책 역량을 검증하는 논의는 충분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