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무승부에 승부차기 돌입…벨로티·조르지뉴 실축에도 3-2 승리
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은 12일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결승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승리했다. 연장 접전 끝 승부차기에서 승부가 갈렸다. 이탈리아는 1968년 이후 53년만에 유럽 정상에 복귀했다.
이탈리아는 경기 극초반부터 선제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2분이 되기도 전에 잉글랜드 수비수 루크 쇼가 왼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을 기록한 잉글랜드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강력한 전방 압박을 펼치다가도 이탈리아가 안정적으로 공을 전개하면 내려서서 수비 태세를 갖췄다.
반면 이탈리아는 만회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좀처럼 소득을 얻지는 못했다. 이따금씩 기회를 잡아도 상대 최종 수비 또는 조던 픽포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최전방 공격수 치로 임모빌레는 돋보이지 않았다.
이탈리아 노력의 결실은 후반전에 찾아왔다. 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흘러나온 볼을 밀어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보누치 외에도 조르지오 키엘리니, 마르코 베라티 등이 집념을 보이며 골에 기여했다.
1-1 동점 상황은 연장까지 흘러갔다. 이탈리아가 높은 볼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추가골 득점에는 실패했다. 잉글랜드도 간간히 역습으로 기회를 노렸지만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로 흘러갔다.
이탈리아의 선축으로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이탈리아 2번 키커로 나선 안드레아 벨로티의 킥이 픽포드 선방에 막혀 잉글랜드 쪽으로 승부의 축이 기울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3, 4, 5번 키커로 나선 마커스 래시포드,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가 모두 골망을 흔드는데 실패했다. 래시포드와 산초는 승부차기를 위해 연장 후반 막판 투입됐음에도 각각 실축과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 선방에 울었다.
잉글랜드에게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이탈리아 5번 키커 조르지뉴의 킥이 막혀 사카가 성공시켰다면 서든데스 방식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2001년생 어린 선수에게 유로 결승전 승부차기 5번 키커는 부담이었다.
이탈리아는 53년만에 유럽 챔피언에 등극하게 됐다. 최근 이어오던 무패행진 기록은 34경기로 늘렸다. 대회 MVP는 승부차기에서 선방쇼를 펼친 돈나룸마가 가져갔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