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5% 차로 좁혀…상승세 ‘결사곡2’, ‘펜하3’에 승리 땐 시즌3 제작 가능성
막장 드라마의 대모인 임성한 작가가 ‘피비’(Phoebe)라는 필명으로 돌아와 집필한 ‘결혼작사 이혼작곡(결사곡)’과 임성한 작가가 집필을 중단한 동안 막장 드라마 원톱 자리를 굳건히 한 김순옥 작가의 ‘펜트하우스’ 대결 1라운드는 김순옥 작가의 완승이었다. 미리 시즌1을 방영한 ‘펜트하우스’ 시즌2와 ‘결사곡’ 시즌1이 비슷한 시점에 방송되며 맞대결을 펼쳤는데 지상파 방송사 SBS에 편성된 ‘펜트하우스’ 시즌2는 꾸준히 20%대 중반을 기록하며 최고 시청률 29.2%를 찍었다. 반면 종합편성채널인 TV조선에 편성된 ‘결사곡’ 시즌1은 꾸준히 8%대의 시청률을 유지했고 최고 시청률도 9.7%였다.
2라운드는 6월에 시작됐다. ‘펜트하우스’ 시즌3가 먼저 19.5%로 시작했고 ‘결사곡’ 시즌2는 시즌1 평균 시청률을 크게 밑도는 4.9%로 시작했다. 이번에도 김순옥 작가의 완승이 예상됐지만 시간이 지나며 상황이 급변했다. ‘결사곡’은 7월 10일 방송된 9회에서 11.3%를 찍으며 비로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11일에는 11.9%를 찍었다. 반면 ‘펜트하우스’는 꾸준히 하락해 7월 2일 방송된 5회에서 16.5%를 기록했고 9일 방송된 6회에선 반등했지만 16.7%에 그쳤다. 1라운드 당시 20% 가까이 벌어졌던 격차가 2라운드 중반에 5% 이내로 좁혀졌다.
‘펜트하우스’ 시즌3는 12부작으로 주 1회 방송되고 있다. 13회로 연장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선 8월 20일에 종영할 것으로 보인다. ‘결사곡’ 시즌2는 16부작으로 주 2회 방송돼 8월 1일 종영 예정이다. 따라서 관건은 ‘결사곡’ 시즌2가 남은 방송 기간 얼마나 ‘펜트하우스’ 시즌3와의 격차를 줄이느냐다. 지금 추세대로 ‘결사곡’ 시즌2의 시청률이 매주 1~2%씩 상승하면 7월 중에 15%대를 넘어서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반면 시청률 소폭 하락세인 ‘펜트하우스’ 시즌3는 7월 중하순에 15%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만약 ‘결사곡’ 시즌2가 결국 ‘펜트하우스’ 시즌3와의 시청률 대결에서 승리하고 종영한다면 ‘결사곡’ 시즌3 제작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결사곡’ 시즌2가 ‘펜트하우스’ 시즌3와의 경쟁에서 웃은 뒤 시즌3까지 갈 경우 ‘피비’라는 필명으로 돌아온 임성한 작가는 독주체제를 갖추고 시청률 고공 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
두 드라마의 대결은 OTT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드라마의 특성상 앞 내용을 보지 않으면 중간부터 시청에 어려움이 크다. 요즘에는 OTT 서비스를 통해 뒤늦게 몰아보기를 한 뒤 본방 시청에 합류하는 경우도 많다. ‘펜트하우스’는 웨이브, ‘결사곡’은 넷플릭스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결사곡’의 시청률 상승은 그만큼 넷플릭스를 통해 몰아보기를 한 시청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7월 12일 기준으로 ‘결사곡’ 시즌2는 한국에서 넷플릭스 TV부문 인기 콘텐츠 순위 3위에 올라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2위, 말레이시아에서는 3위를 기록했으며 일본에서도 4위에 올랐다. 넷플릭스를 통해 ‘결사곡’은 한류 콘텐츠로도 인정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펜트하우스’는 웨이브에서 10위 정도에 올라 있다.
우려되는 것은 두 드라마 모두 치명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어 시청자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펜트하우스’는 충격적인 전개가 널뛰듯 이어지면서 이야기의 흐름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고 개연성도 흐트러진 상황이다. 김순옥 작가 본인도 인정한 ‘순옥적 허용’이 한계치에 이르러 결국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결사곡’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너무 지지부진한 전개가 문제다. 스토리는 탄탄하게 펼쳐지고 있지만 완급조절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제작진이 시즌2 제작 확정을 알리며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그 이상을 만나게 된다”라며 “특유의 몰입감 넘치는 이야기가 극강으로 내달릴 전망”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의 흐름은 극강으로 내달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즌1에서도 그랬듯 막장 드라마보다는 미니시리즈의 인상이 강하다. 임성한 작가의 '피비' 변신은 완벽해 보이지만 과거 임 작가의 막장 드라마를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