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 보면 자더라
▲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허그방은 키스방에서 진화한 일종의 변종업소다. 키스방이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애무와 키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최근 등장한 허그방은 기존의 키스방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문턱을 낮춘 경우다. 보통 30분에 3만 원을 기본으로 매니저의 포옹과 애무가 이어진다. 키스 서비스가 동반되는 키스방보다 수위를 낮추는 대신 가격 경쟁력을 높여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속셈이다.
기자는 관련 정보가 올라와 있는 유사업소 커뮤니티 공유게시판에서 단연 인기를 끌고 있는 인천의 한 업소를 찾아가봤다. 붉은 톤을 띠는 조명 아래 안락하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내부는 야릇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실내용 칸막이로 쪼개져 있는 방들은 둘이 눕기에 충분한 소파와 작은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다. 내부구조는 기존의 키스방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기자가 기본적인 서비스에 대해 물어보자 업주는 “기본적인 허그 서비스는 30분에 3만 원이며 키스서비스가 추가되면 4만 원이다. 또 매니저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2차를 원하면 매니저와 합의하에 이루어질 수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매니저와 협의 하에 직접적인 성매매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업주는 “지금은 손님이 많은 저녁시간이라 매니저가 모두 가동된 상태다. 우리 업소를 이용하려면 예약을 꼭 해야 하고 지금 예약을 한다 해도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결코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업소는 ‘만원’이었다. 영업시간은 유흥업소 치고는 이른 시간인 오전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계속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유사업소의 현실과 최근 허그방의 등장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의견을 올린 네티즌은 “업자들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 법망을 피해나가는 유사업소의 진화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고, 아들을 둔 학부모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한 네티즌은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성매매 업소가 등장하는 우리나라에서 도대체 아들을 어떻게 키울지 모르겠다”며 크게 탄식했다.
현재까지 허그방과 같은 유사업소를 단속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망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무단으로 살포하는 음란 전단지에 대해 단속하는 것이 고작이다. 은밀한 2차 영업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다행인 것은 근래 들어 유사업소를 단속할 수 있는 법망을 구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유사업소에 대해 하루빨리 당국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