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중심 ‘영양 풀코스 식단’ 철저한 자기 관리…혈액 검사 통해 음식궁합 살피고 휴일엔 직접 요리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MLB). 평균 체중이 95kg이 넘는 만큼, 그들의 강인한 육체를 지원하기 위해 식사 제공도 극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시즌 중에는 클럽하우스에서 하루 세 끼가 제공되는데, 세계 각국의 다양한 메뉴를 뷔페로 즐길 수 있다. 선수들은 자신의 취향과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자유롭게 메뉴를 선택하는 식이다.
야구 전문미디어 ‘풀카운트’의 MLB 담당자는 “클럽하우스의 메뉴는 풍부하지만, 실제로 선수들이 고른 메뉴를 보면 프라이드치킨이나 스테이크 등 육류 중심으로 ‘역시 미국이구나’를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오타니 선수는 일본 프로야구 시절부터 독자적으로 받아온 식사 지도를 바탕으로 꼼꼼히 메뉴를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오타니는 2015년 4월, 일본 식품 대기업 메이지의 프로틴 브랜드 ‘자바스’와 자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줄곧 영양학적 서포트를 받아오고 있는데, 구체적인 식단은 주식·메인요리·야채·과일·유제품을 포함하는 ‘영양 풀코스’다. 20대 성인 남성의 1일 권장 칼로리는 2300kcal이나, 오타니의 경우 그보다 두 배에 가까운 4500kcal를 섭취한다. 특히 단백질에 있어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편으로, 닭가슴살이나 돼지고기 안심, 어패류같이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선별하고 있다.
이렇듯 철저하게 관리해오던 오타니의 식단에 ‘새로운 개혁’이 행해졌다고 한다. 작년 11월의 일이다. 오타니는 시즌 종료 후 개인적으로 혈액 검사를 실시해 자신의 몸과 궁합이 맞는 식재료를 조사했다. 체질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지방이 되기 쉬운 식재료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변환할 수 있는 식재료 등을 알 수 있는 특수 검사였다.
그 결과, 하필이면 오타니 선수가 좋아하는 ‘계란이 맞질 않는다’는 사실이 판명됐다. 이전까지는 매일 아침 오믈렛을 직접 만들어 먹었지만, “관리를 위해서 오믈렛은 물론이요 계란 자체를 끊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일본 매체 ‘주간포스트’는 “오타니에게 식사란 강인한 육체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수단인 것 같다”며 그의 철두철미한 자기관리에 놀라워했다.
한 스포츠 전문지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집에서 쉴 때는 직접 요리를 해 먹는다”고 밝힌 바 있다. “밥과 단백질이 풍부한 메뉴가 기본이며 생선이라든지 고기, 조개 등을 활용한다”고 한다. 조미료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여기에 굽거나 데친 야채와 과일 등을 더해서 먹는다. 또한 술은 거의 마시지 않는다. 만일 동료의 권유가 있으면 맥주 한 잔 정도로 그친다.
올해 6월 자바스 공식 사이트에 공개된 인터뷰에서는 “요리를 좀 더 잘하고 싶다”는 희망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유는 역시나 야구와 관련이 있다. 오타니는 “여러 가지 영양소를 잘 섭취할 수 있도록 스스로 궁리할 수 있으면, 지금보다 몸만들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스포츠 저널리스트 사사키 도루는 오타니의 체격 변화를 이렇게 되돌아본다.
“고교에 입학했을 때 오타니는 키가 이미 190cm 가까이 됐지만 몸무게는 불과 60kg대였다. 마치 성냥개비처럼 가늘었다. 하지만 그는 지칠 줄 모르는 향상심의 소유자다. 연습 사이사이에 대량의 도시락을 챙겨먹었고, 졸업 시에는 프로 선수 뺨치는 육체를 만들어냈다. 그 자세는 프로 전향 후에도, 바다를 건너가서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요컨대 지금의 오타니 체격은 노력의 산물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