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태권도·펜싱 ‘효자종목’ 기대…여자골프·야구 프로 선수들도 이목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 등 총 32개 이상의 메달과 종합 순위 10위 이내라는 목표를 잡았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지난 네 번의 올림픽(아테네, 베이징, 런던, 리우)에서 늘 10위 이내 성적을 기록해왔다. 이번 대회에선 어떤 스타가 탄생해 팬들에게 감동을 전할지 기대감이 커진다.
#'효자 종목'에 거는 기대감
대한민국은 올림픽 참가 초기부터 일부 종목에서 특유의 강세를 보이며 '효자종목'을 가꿔왔다. 특히 양궁에서 대한민국은 독보적인 최강자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왔다. 1984 LA올림픽에서 서향순이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직전 대회인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에 걸린 4개의 메달을 모두 쓸어 담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양궁에서 종목이 늘어나 대표팀이 따내는 메달이 추가될 수 있다. 기존 남녀 단체, 개인전에 이어 혼성 단체전이 추가됐다. 다수 전문가들은 양궁 최강 대한민국이 혼성 단체전도 석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궁 종목에서 사상 첫 3관왕이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그 첫 번째 후보로는 여자부 강채영이 꼽힌다.
'효자종목'으로 태권도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매 대회 빠지지 않고 금메달을 가져왔다.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0 시드니올림픽 이후 12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6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역대 최대 인원이다. 과거 메달 독식을 막으려 남녀 각각 최대 2명으로 제한했던 출전 쿼터가 사라진 덕이다.
메달 사냥 선봉장은 남자 68kg급 최강자 이대훈이다. 그는 앞서 두 번의 대회에 참가해 태권도 선수단 6명 중 유일한 올림픽 유경험자이기도 하다. 런던(2012년)에서 은메달, 리우(2016년)에서 동메달을 경험했기에 이번만큼은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김영호의 금메달(플뢰레) 이후 펜싱 종목은 우리나라의 또 하나의 '메달밭'으로 자리 잡았다. 최초 메달 이후 2004 아테네올림픽을 제외하면 매번 빠지지 않고 메달을 챙겨왔다.
이번 대회에선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거는 기대가 크다. AP통신도 한국의 올림픽 성적을 예측하며 남자 사브르 단체전 석권을 내다봤다. 사브르 팀은 오상욱 김정환 구본길로 이뤄졌다. 이들 중 김정환과 구본길은 런던에서 금메달을 건 경험이 있다.
#프로 스타들의 도전
올림픽 헌장에는 '올림픽 운동의 목적은 청년들에게 아마추어 스포츠의 기조를 이루는 육체적 노력과 도덕적 자질을 일깨워주고…'라는 내용이 있다. 이에 한때 아마추어 선수들로 참가 자격이 엄격히 제한되기도 했다. 하지만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을 기점으로 이 기준은 모호해졌다. 대학생 선수들을 위주로 농구 대표팀을 파견하던 미국이 마이클 조던, 찰스 바클리, 칼 말론 등이 포함된 일명 '드림팀'을 파견한 것도 이때부터다.
우리나라 대표팀도 꾸준히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파견하며 메달 획득을 노려왔다. 이번 대회 역시 각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도쿄로 향했다.
대한민국 선수단 중 주목받는 '프로 신분' 선수단은 골프 대표팀이다. 특히 여자부는 지난 시즌 박인비가 금메달을 획득,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나선다. 이번 대회엔 금메달리스트 박인비를 포함해 고진영, 김세영, 김효주가 팀을 꾸렸다. 이들 중 가장 기대를 받는 인물은 세계랭킹 2위 고진영이다. 지난 5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최근 감도 살아났다. 세계 정상급 선수 4명이 나서는 여자 골프에서도 대한민국의 금메달이 점쳐진다. 남자부에선 김시우와 임성재가 출전한다.
여자배구의 김연경은 선수단 내 가장 큰 이목을 끄는 프로 선수다. 그는 오랜 기간 올림픽 무대에 '올인'해왔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이라는 목표가 소속팀 이적에도 영향을 줬을 정도다. 그는 앞서 올림픽에서 4강, 8강이라는 성적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을 예고한 이번 대회에서는 그 이상의 성적을 노린다. 개막식에서는 대한민국 선수단 입장 시 수영 종목의 황선우와 함께 기수로 나선다.
24명 엔트리 전원이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야구 대표팀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현수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광현, 류현진, 이대호, 이승엽, 정근우 등은 모두 대표팀을 떠났다. 13년 전 막내 신분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던 김현수는 강민호, 오승환과 함께 경험자가 돼 후배들을 이끄는 위치에 올랐다. 그는 최근 불거진 야구계 불미스러운 사건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대기록 달성 이뤄질까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우리나라 올림픽 도전사에 새로운 대기록이 달성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격 간판 진종오가 주인공이다. 진종오는 2004 아테네올림픽을 시작으로 5번째 올림픽에 참가한다. 그는 출전만으로도 역대 한국인 최다출전 공동 1위 기록을 세운다.
또 단 1개의 메달을 추가해도 한국인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진종오는 그간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획득, ‘신궁’으로 불리던 양궁의 김수녕(금4, 은1, 동1)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금메달 개수에서도 4개의 김수녕과 전이경(쇼트트랙)을 넘어선다.
그간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해온 만큼 이번 대회 역시 메달 획득이 예상되지만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앞서 3연패를 달성한 50m 권총 부문이 올림픽 종목에서 사라졌다. 해당 종목 4연패는 무산됐지만 그는 또 다른 주종목인 10m 권총에 나서 메달을 노린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