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익 2000만원 쇼핑몰 대표” 속여 고가 컨설팅…피해자 법적 대응 움직임에 유씨 “협의 통해 환불”
최근 유튜브 채널 향기TV를 운영하는 유 아무개 씨가 비난에 직면했다. 유 씨는 과거 아이돌 그룹 멤버 출신으로 쇼핑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약 7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그동안 유 씨는 월 매출 1억 원 이상 대형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했다고 말해 사람들의 신뢰를 확보해 왔다. 그 신뢰가 무너지면서 비난이 속출하고 있다.
2019년 유 씨는 자신의 유튜브를 ‘꿀팁냄새’라는 표어로 알리며 시작했다. 그는 스스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빅파워 등급을 운영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급은 상위 3단계가 3개월 누적으로 100억 원 이상 매출을 내면 플래티넘, 6억 원 이상 매출은 프리미엄, 4000만 원 이상 매출은 빅파워 등급으로 분류된다. 프리미엄부터는 천상계 영역으로 분류된다. 소상공인들의 현실적인 목표는 빅파워 등급이 많다.
유 씨는 많은 상품 가운데 ‘남자 셔츠’, ‘밴딩 슬랙스’ 등의 인기 상품을 팔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구독자였던 고 아무개 씨는 “내가 의류 쪽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한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스마트스토어 노하우 영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의류 쪽은 거의 없었다. 그때 향기TV가 등장했고 자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유튜브 개설 초반에는 대개 스마트스토어 활용법이 많았다. 김 아무개 씨는 “2020년에는 스마트스토어에 키워드를 어떻게 적는지 팁을 적거나, 상품 등록은 어떻게 하는지를 설명했다. 또한 의류가 주요 품목이었던 만큼 의류 도매 관련해서 사입하는 방법이나 ‘사입 삼촌’에게 주문하는 방법 등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주로 스마트스토어에 대한 기본적인 팁이나 내용을 알려주는 영상이 올라왔고, 2019년 11월부터 본인이 컨설팅했거나 성공한 사람들을 초대해 인터뷰하는 내용이 함께 올라왔다. 해당 인터뷰에 출연한 사람들은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팁들을 전달해주었고, 유 씨의 유튜브나 컨설팅을 통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다수였다. 소위 창업 ‘다마고치’ 트렌드에 맞춰 자신이 성장시켰다는 사람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창업 다마고치는 갓 창업한 사람을 사업가로 키우는 과정을 게임에 빗댄 것이다. 초대한 사람들의 인터뷰 영상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채널에서 점차 인터뷰 영상의 비중이 커졌다.
유 씨는 유튜브 활동 외에도 1 대 1 개인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약 2~3시간가량 진행하는 컨설팅 비용은 20만 원에서 30만 원 선이었다. 유 씨는 이 컨설팅을 통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컨설팅 외에도 온라인 강연 플랫폼 ‘클래스101’에서 강의도 진행했고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탄탄대로처럼 달려 나가던 유 씨가 무너지기 시작한 건 단체 컨설팅에서부터였다.
지난 6월 유 씨는 ‘곧 군대에 갈 예정인데 너무 많은 분이 컨설팅을 받고 싶어해, 방역지침을 어기지 않고 그룹 컨설팅을 할 수 있도록 강의 쪽으로 사업자를 등록한 뒤 그룹 컨설팅으로 진행하여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면서 ‘1 대 1에서 1 대 다 컨설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가격은 1 대 1과 똑같은 30만 원이었지만, 개인 컨설팅에서 진행했던 참여자들의 스마트스토어를 점검해주는 내용은 빠져 있기에 구독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유 씨는 ‘유명 유튜버 아무개 씨는 컨설팅으로 한 번에 수천만 원을 받는데 나는 싸게 받는 것이다’, ‘내가 기업 컨설팅도 진행하는데, 그건 5000만~1억 원을 받는다’는 등의 말로 무마시켰다고 한다.
특히 유 씨는 그동안 ‘내가 어떤 쇼핑몰을 운영했는지 알면 악성 반품 등 일종의 테러 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면서 쇼핑몰 명 공개를 피해왔다. 그런데 유료 컨설팅에서는 그동안 궁금해 했던 자신의 쇼핑몰을 알려주겠다고 이야기했다. 한 컨설팅 수강생은 “실제로 어떤 쇼핑몰을 오픈했는지 알게 되면 유 씨가 말한 비결이 어떻게 실전에 접목됐는지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아 컨설팅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유 씨는 유료 컨설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강연 및 컨설팅을 했다. 그 자리에서 모든 이가 궁금해 하던 쇼핑몰 이름을 공개했다. 그 쇼핑몰은 세간에 널리 알려진 월 1억 이상 매출이 나오는 A 스마트스토어였다. 유 씨는 A 쇼핑몰을 보여주며 “내가 왜 이렇게 연출을 했을지 생각해보라” “이 상품은 내가 자체 제작한 상품이다”라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컨설팅을 이어갔다. 앞서의 고 씨는 “A 사이트를 처음부터 컨설팅에서 활용할 업체로 선정해 강의 자료로 커리큘럼화했다고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수강생 중 한 명인 B 씨가 의문을 품었다. 6월 말쯤 B 수강생은 A 쇼핑몰에 전화를 걸어 ‘A 쇼핑몰 대표가 유 씨 맞나’고 물어봤다. A 쇼핑몰은 아니라고 펄쩍 뛰었다. B 씨가 유 씨에게 해당 사실을 따지자 유 씨는 채널에 사과 영상을 올렸다. 해당 사과 영상에 실제 A 대표가 댓글을 달자 첫 번째 영상은 삭제됐다. 컨설팅 수강생 및 클래스101 수강생 등은 즉각 ‘사기 아니냐’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유 씨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내가 A 쇼핑몰을 말한 건 맞다. 정말 큰 잘못을 했다. 그런데 전체 내용이 다 사기는 아니다. 내가 좀 더 있어 보이기 위해서 A 쇼핑몰을 말했을 뿐 현장 외에는 유튜브나 강연에서 A 쇼핑몰을 언급한 바 없다”고 답변했다.
고 씨는 “유 씨 말은 교묘하게 사실과 다르다. 유 씨가 자신이 A 쇼핑몰 대표라고 말한 건 오프라인 컨설팅에서밖에 없다고 하지만, 상호명을 밝히지 않으면서 A 쇼핑몰과 같은 업체를 연상시킬 수 있는 얘기를 해왔다. 월 매출 1억 원이나, 수익 얼마를 얘기해왔는데 그게 사실과 전혀 달랐다”라고 반박했다.
첫 번째 사과 영상이 삭제되고 다수의 사람이 법적 대응을 위해 모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유 씨가 컨설팅 비용 환불 의사를 밝히며 자신의 법률사무소 대리인을 통해 개인정보와 피해 금액을 적어 보내 달라고 했고 메일을 보낸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7월 내 환불이 마무리되도록 노력하겠다던 유 씨 측은 현재까지 대답이 없고, 환불을 위한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수강생들은 괜히 ‘개인정보만 보내고 농락당했다’며 더욱 분노하게 됐다. 이후 7월 21일 두 번째 사과 영상이 올라왔다.
유 씨는 두 번째 사과 영상에서 ‘영상이나 컨설팅을 통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거짓이 전혀 없었다’면서 ‘자신은 빅파워 쇼핑몰을 운영한 게 맞다’라면서 상호는 공개하지 않고 대신 매출 내역을 공개했다. 이 사과 영상에 수강생은 댓글로 “세 달 매출 4000만 원 기준인 빅파워 쇼핑몰은 흔하다. 유 씨에게 강의를 들은 건 월 억대 매출, 월 2000만 원 수익을 냈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실제로 유 씨가 공개한 자신의 쇼핑몰 3년 치 매출 내역서를 보면 월 수익 2000만 원이란 말과 달리 한 달 최고 매출은 약 3000만 원이었고 대부분 1000만 원대였다.
유 씨는 “실제 운영했던 쇼핑몰은 나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분이 많아 운영상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밝힐 수 없다”면서 “컨설팅 환불은 협의로 이뤄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유 씨는 “댓글로 영상을 올려달라는 반응이 많아 영상을 올릴지 고민 중이다. 피해자분들과 소통한 뒤에 움직일 생각이다. 책임을 진 뒤 다시 도움 많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정직한 인생 살겠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