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신… 베드신… 어쩐지, 너무 리얼하더라~
▲ [아테나:전쟁의 여신] 정우성-이지아. |
정우성과 이지아의 열애는 그들이 함께 출연한 [아테나:전쟁의 여신]의 첩보전보다 더 은밀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 둘을 제외하곤 그 누구도 열애를 감지하지 못했다. 이 드라마의 제작자로 배우들과 두루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는 열애설이 불거진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교제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 정우성이 워낙 조용한 성격이라 따로 들은 내용도 없다”고 밝혔다. 두 사람과 현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배우 수애 역시 두 사람의 교제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 수애의 소속사 관계자는 “두 사람의 열애설이 보도되자 우리 측으로도 확인 전화가 엄청나게 걸려 왔다. 하지만 수애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매니저들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되물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동반 해외여행 과정 역시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정우성은 소속사에 별다른 이야기 없이 개인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이지아는 미국 뉴욕에 있는 부모님을 뵈러 간다고 밝힌 후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소속사조차 모를 정도로 두 사람의 관계가 비밀리에 급진전됐다는 의미다. 한 연예 관계자는 “통상 열애설이 불거지면 소속사가 나서서 수습한다. 하지만 소속사도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다”고 말했다.
최근 드라마는 사랑의 메신저로 급부상했다. 연이어 열애 소식을 전한 연예인 커플들이 모두 한 작품에 함께 출연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11일 결혼한 배우 이천희-전혜진 부부는 지난해 방송된 SBS 드라마 [그대 웃어요]에서 커플로 활약했다. 드라마 종영 후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한 두 사람은 불과 1년 만에 웨딩마치를 울렸다. 이제 이천희-전혜진 부부는 이재룡-유호정 부부, 차인표-신애라 부부, 손지창-오연수 부부, 김호진-김지호 부부 등과 함께 드라마 커플 부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디.
열애설이 불거지자 일단 부인 후 하루 만에 인정한 가수 겸 배우 알렉스 역시 지난해 출연한 MBC 드라마 [파스타]에 함께 출연한 슈퍼모델 출신 배우 조희와 인연을 맺었다. MBC 관계자는 “당시 두 사람에 사이에 어떤 교감이 오갔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알렉스가 사장 역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단역으로 출연한 조희와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더 많았을 것이다”고 미루어 짐작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배우 최지우와 이진욱을 연결시킨 주인공은 MBC 드라마 [에어시티]였다. 인천공항을 무대로 촬영했던 최지우는 이진욱과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 수차례 공항 관계자들에게 목격돼 열애설이 불거졌었다. 당시 두 사람은 교제 사실을 부인했지만 함께 있는 사진이 공개되며 연인임을 공식 발표했다.
반면 현빈 송혜교 커플은 거듭되는 결별설 끝에 결국 헤어졌다. 송혜교는 이병헌에 이어 현빈까지 드라마를 통해 만난 두 톱스타와 공개연애를 했고 역시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비와도 열애설에 휘말린 경험이 있다.
교제 사실을 인정한 커플보다 불발로 그친 열애설이 더 많다. 드라마의 인기가 높을수록, 드라마 속 커플이 잘 어울릴수록 교제를 의심하는 눈초리도 많아진다. 최근에는 드라마 [도망자 플랜B]의 다니엘 헤니와 이나영,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박유천 등이 열애설에 휘말렸지만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아이리스]가 방송될 당시엔 이병헌과 김태희의 교제설도 불거졌다. 김태희는 지난해 9월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병헌과의) 스캔들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아이리스]에서 멜로 연기를 인정받았다는 것 아니겠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또한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 출연 당시 윤은혜와 열애설에 휘말렸던 윤상현 측은 “현장 분위기가 좋다 보니 열애설도 난 것 같다. 불화설보다 좋은 것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드라마 속 연인이 실제 인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은 데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적 특성이 크게 작용한다. 평소 이성과 함께 있으면 스캔들에 휘말리기 십상이지만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이성과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조금씩 서로에 대한 감정이 싹트곤 한다.
드라마 속 감정과 실제 감정을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작품 속 캐릭터와 동일시돼 일단 감정 몰입이 되면 진짜 상대방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한 배우는 인터뷰 도중 “비록 연기지만 실제로 상대 배우를 사랑해야 그 감정과 몸짓이 배어 나온다. 때문에 작품이 끝난 후에는 일부러 상대 배우와 연락을 하지 않는다. 연기와 실제를 명확히 구분 짓기 어렵기 때문이다”고 털어 놓았다.
영화보단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남녀 배우들이 연인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 이유는 제작 환경과 촬영 기간에서 찾을 수 있다. 드라마 촬영은 일단 시작되면 주연급 배우의 경우 일주일에 5~6일 정도는 할애해야 한다. 밤을 새기도 일쑤다.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힘든 작업을 하다 보면 부지불식간 친밀도가 높아진다.
영화 촬영 기간은 통상 3~5개월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미니시리즈는 최소한 3~5개월, 일일극이나 주말극은 1년 이상 촬영하기도 한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이 사이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도 어렵다. 때문에 가까이에 있는 이성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도 그리 이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