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노조와 갈등·충돌 불가피, 교육활동 저해, 학생 학습권 침해 초래’ 지적
교육부가 밝힌 방안은 전담사 근무시간을 늘려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오후 7시까지 연장하고, 전담사를 교무행정지원팀에 포함해 교사의 돌봄업무를 경감시키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 이하 교총)는 “학교와 교사의 돌봄 업무 경감은커녕 돌봄사와 노무 갈등을 부추기고 오히려 업무와 관리 부담을 가중시켜 학생 교육에 피해만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와 교육부는 개악방안을 철회하고 돌봄 운영‧관리의 지자체 이관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그간 교육계는 ‘교육은 학교, 돌봄은 지자체’가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교사가 학생 교육에 전념하고 돌봄도 안정화될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며 “학교 현실과 현장 교원의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하며 여전히 학교에 돌봄을 떠넘기고 고착화시키는 방안에 분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돌봄전담사의 업무와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7시까지 저녁돌봄은 누가 관리·책임지는 건지 도대체 명확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무슨 교원 업무가 경감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학교가 알아서 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방안은 오히려 ‘업무 경감 업무’만 더 부과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율이 잘 안되거나 민원이 제기되면 학교장과 교사가 다 떠안으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교총은 “돌봄전담사 중심 행정지원체계 구축이라면서 교육행정지원팀에 편입만 시키면 저절로 전담사 위주로 업무가 잘 나눠지고 교사 업무가 획기적으로 줄 것이라고 보느냐”고 반문한 뒤 “오히려 지금보다 더 업무 조정을 놓고 돌봄사, 나아가 돌봄사노조, 비정규직노조와 갈등, 충돌이 심화되고 학생 교육에 혼란과 피해가 가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시전일제 근무를 요구하는 전담사들에게 1, 2시간 근무시간 확대를 처우 개선으로 제시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이에 반발해 당장 전담사들이 파업을 예고하면 학교는 대안 없이 혼란에 빠지게 될 판”이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거점돌봄기관 운영에 대해서는 “교육과 돌봄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은 무시한 채, 학교 돌봄을 더 늘리고, 심지어 교육청 주관으로 생색내기용 거점돌봄기관까지 운영하겠다니 개탄스럽다”며 “그럴 인력, 예산 여력이 있다면 지자체와 협의해 지자체 운영·관리 돌봄을 확대하는데 힘쓰라”고 요구했다.
이어 “현재 학교는 교육 외에 보육인 돌봄, 사교육인 방과후학교 등이 혼재하면서 교육활동의 혼란과 약화를 빚고 있고 돌봄은 돌봄대로 질적 향상이 요원하다”면서 “돌봄 대상이 학생일 뿐, 돌봄 자체의 성격은 보육인 만큼 주무관청은 교육부가 아닌 보건복지부 등이 돼 지역 특성과 여건을 감안해 지자체가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돌봄전담사 처우 문제도 땜질식으로 논의할 게 아니라 돌봄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과정에서 돌봄의 성격과 역할, 질 향상을 염두에 두고 전담사의 고용형태, 담당업무 조정 등을 통해 역할과 위상을 분명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교실에 학생들을 하루 종일 머물게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없이 ‘수용’만 늘리는 것은 어른들이 힘들고 바쁘다는 핑계로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아이들에게서 박탈하는 것일 수 있다”며 “교육부는 학교에 돌봄을 더 이상 떠넘기지 말고 시도지사협 등과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발전적 이관을 추진하고, 돌봄의 지자체 이관과 직영, 전담사 고용안정화 등을 담은 온종일돌봄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에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김기봉 기자 ilyo33@ilyo.co.kr